문화
스탠리 큐브릭 ‘알렉스’는 어쩌다 달콤한 ‘오빠’가 됐나
입력 2016-02-16 09:02  | 수정 2016-02-17 09:07

세계적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대표 캐릭터 알렉스가 달콤한 ‘오빠로 변신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탠리 큐브릭 전(展) 측이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진행한 포토 이벤트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가 된 이벤트는 스탠리 큐브릭의 명작 ‘시계태엽 오렌지 속 주인공 알렉스가 관람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평범한 행사였다.
알렉스가 스탠리 큐브릭의 대표 캐릭터인 만큼 기획 자체는 무리가 없으나 캐릭터의 성격상 밸런타인데이와 연결시키기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영화 속 알렉스가 폭행, 가택 침입, 강간, 살해 등 입에 담기 힘든 수준의 비행을 저지르는 10대 소년이기 때문. 밸런타인데이가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임을 감안했을 때 알렉스의 활용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소름돋는다는 반응과 함께 이번 이벤트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들은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라 하기엔 생뚱맞다”, 이벤트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와 밸런타인데이, 사랑, 연인은 같이 엮일 수 없는 것들이다. 기획자들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것인가” 등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탠리 큐브릭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전시회를 진행한 게 아니냐”고 직설적인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전시회를 주최한 현대카드 측은 공식 트위터에 밸런타인데이, 혼자라고 웅크리지 말고, 당당하게 와보세요. 꼭 영화처럼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초콜릿 고백을 받는 행운이 있을수도”라고 게재하며 이벤트를 적극 홍보한 바 있다.
논란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해당 포토 이벤트는 밸런타인데이만을 위해 따로 진행한 게 아니고 이미 세 차례 진행된 바 있으나 캐릭터와 시기가 맞물려 구설에 오르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고 의도한 바 또한 전혀 없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전시회는 아시아 최초로 진행된 스탠리 큐브릭 작품 전시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오는 3월 13일까지 이어진다.
[디지털뉴스국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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