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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거야’ 첫방②] 김수현·이순재·강부자, 연륜은 늘 옳다
입력 2016-02-14 09:50 
사진=SBS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는 그 어느 작품보다도 중년의 입김이 센 작품이다. 김수현 작가부터 이순재, 강부자, 노주현, 송승환, 정명순, 홍요섭, 김해숙 등 작품을 꽉 채운 이들의 나이를 다 합하면 500살은 너끈히 넘는다. 그렇지만 고리타분할 거란 편견은 버려라. 그 어느 작품보다도 위트 있고 웃음기 넘치는 대사와 장면들이 브라운관을 수놓았다.

13일 오후 방송된 ‘그래 그런거야 첫회에서는 유종철(이순재 분)의 가족 구성원에 대한 소개와 이들의 작은 마찰들이 그려지면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가족을 뒷바라지 하는 어머니부터 오지랖 넓은 고모, 철없고 능력도 없지만 성격만큼은 밝은 막내아들까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어우러졌다.



비상식적인 인물이나 야망에 가득찬 문제적 인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지만, 평범한 인물들의 소소한 갈등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건 바로 중견 배우들과 작가의 힘이었다.

김수현 작가는 홍어처럼 차지면서도 톡 쏘는 특유의 대사로 극에 속도감을 불어넣었고,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웃음을 잡아냈다. 여자 좋아하고 철은 없지만 자기 마누라에게만큼은 성격 급하고 평가 박한 할아버지 유종철, 여기저기 소문을 옮기며 불란을 일으키는 고모 김숙경(양희경 분),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59살 꽃중년 이태희(임예진 분), 은행에 가면 통장이나 돈 중 하나는 꼭 두고 오는 건망증 여사 하명란(정재순 분) 등 살아있는 인물들이 빚어낸 갈등과 사건 사고는 보는 이에게 익숙함을 전해주는 동시에 재미까지 안길 수 있었다.

사진=MBN스타 DB


김 작가의 한 글자, 한 글자를 살려낸 건 중견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훌륭한 ‘걸출한 ‘믿고 보는 등의 수식어 따위도 필요 없는 이들 배우들은 마치 비빔밥처럼 잘 어우러지며 애초 한 가족을 이뤘던 듯 편안한 얘기를 완성해갔다. 김 작가의 속사포 대사가 어떤 이에겐 부담을 줄 수도 있었지만, 이순재, 강부자, 양희경 등 배우들이 평소 말투처럼 잘 소화해내 오히려 듣는 재미를 배가했다.

이처럼 ‘그래 그런거야는 그 어떤 노력도 연륜을 이길 순 없다는 걸 여실이 보여준 작품이었다. 시간 위에 켜켜이 쌓은 이들의 실력이 한데 조화를 이룬 것만으로도 드라마를 볼 가치는 충분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순재가 막장드라마에 기탄없이 일침을 가하면서도 ‘그래 그런거야 완성도에 확신을 표한 이유가 충분히 엿보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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