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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악재’ 버틴 한국전력, 더 단단했고 끈질겼다
입력 2016-02-13 16:30  | 수정 2016-02-13 16:31
한국전력 선수단 사진(수원)=정일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김근한 기자] 한국전력이 신영철 감독의 퇴장이라는 악재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자랑했다. 1세트부터 끈질긴 배구로 OK저축은행을 놀라게 했다. 최근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던 한국전력에 ‘디펜딩 챔피언도 결국 덜미를 잡혔다.
한국전력은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1(35-33 21-25 25-17 25-22)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은 시즌 13승 18패(승점 43)로 5위를 유지했다. 반면 갈 길 바쁜 OK저축은행은 시즌 21승 10패(승점 65)로 2위 현대캐피탈(승점 63)의 맹추격을 받게 됐다.
1세트 승부는 끝까지 치열한 혼전 양상을 이어갔다. OK저축은행이 시몬을 앞세워 한 발짝 앞서나갔지만 한국전력 역시 스토크-전광인-서재덕 ‘삼각편대를 활용해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한 경기는 결국 듀스까지 이어졌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승부는 듀스에서도 계속됐다.
무려 10번의 듀스가 이어진 끝에 승부가 갈렸다. 한 발씩 앞서가던 OK저축은행은 33-33에서 강민웅에게 서브에이스를 허용, 순식간에 분위기를 내줬다. 송희채가 강민웅의 서브를 오버핸드 리시브로 받아 실패한 것. 결국 곧바로 이어진 송희채의 공격이 스토크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가 찍혔다. 특히 스토크는 1세트에서만 15득점 공격성공률 73.68%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2세트 초반부터 OK저축은행의 반격이 시작됐다. 상대 범실과 시몬의 득점으로 초반 리드를 잡은 것. 13-11에서 나온 송명근의 서브에이스를 기점으로 승기는 OK저축은행에 넘어갔다. 한국전력은 1세트와 같이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버거웠다. 게다가 악재까지 겹쳤다. 신 감독이 두 번의 재심 요청 기각으로 경기 퇴장을 명받은 것. 2세트는 결국 OK저축은행의 몫이었다.
신 감독의 부재에 흔들릴 법도 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3세트에서 더욱 힘을 냈다. 삼각편대의 공격은 초반부터 상대 코트를 뒤흔들었고 상대 범실까지 겹치면서 15-10까지 달아났다. 이후 서재덕과 스토크의 연속 블로킹으로 21-15를 만들면서 승기를 잡았다. 방신봉의 블로킹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은 한국전력은 송희채의 서브 범실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한국전력의 상승세는 계속 됐다. 10-10에서 전광인의 연속 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 이후 스토크와 서재덕의 득점포까지 가세해 18-13까지 달아났다. 막판까지 리드를 유지한 한국전력은 스토크의 백어택 득점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진 상대 공격에서 전진용의 짜릿한 블로킹 득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스토크가 31득점 2블로킹 1서브에이스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광인(17득점)과 서재덕(13득점)도 그 뒤를 든든히 받쳤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시몬(27득점)과 송명근(23득점)이 분전했으나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 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순위를 떠나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이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 선수들은 상대보다 더 단단하고 끈질긴 모습으로 신 감독의 말에 부응했다. 그리고 승점 3점이라는 결과물로 신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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