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기아차, 현대제철 지분 6.6% 매각
입력 2016-02-05 19:52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 이후 발생한 순환출자 강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제철 주식 총 880만주를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5일 현대제철 종가 5만400원을 적용해 총 4439억원에 이른다. 현대제철은 이날 공시를 통해 현대차 574만주, 기아차 306만주 등 총 880만주를 NH투자증권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매매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합병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돼 해당 주식만큼 처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날 매각으로 기아차는 현대제철 지분율이 19.6%에서 17.3%, 현대차는 11.2%에서 6.9%로 낮아져 공정위 기준을 충족했다.
매각은 금융파생상품의 일종인 '총수익 스왑(TRS)' 방식으로 이뤄졌다. TRS는 주식을 매각하면서 매수자 측에 확정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의 파생거래다. 매수자(NH투자증권)에게 주식에 대한 의결권, 배당권 등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권리를 주고 나중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이득·손실을 계약자 간에 정산하는 구조다. 매수자는 계약의 대가로 매각자(현대·기아차)로부터 약정이자를 받게 된다. 대량 물량을 단기간 내 시장에 매각할 경우 예상되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종종 활용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NH투자증권에 3년간의 계약 동안 이자를 지급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분에 대해 NH투자증권에 보전해준다. 주가가 오르면 NH투자증권이 차익을 현대차와 기아차에 지급한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번 계약으로 자사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존 현대제철 주주들의 이익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제철 추가 출자분이 처분 대상이라는 공정위 판단에 따라 해당 주식을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기한(2015년 12월 31일) 내 해소하지 못해 공정위 제재가 예상된다. 다만 공정위 통보가 시한이 임박한 시점에서 이뤄진 사실을 고려할 때 정상참작 가능성이 있다.
[노원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