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의 자회사인 유아동 전문 기업 제로투세븐은 올해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의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이미 2007년 중국에 진출해 현재 ‘알로앤루, ‘섀르반 등 2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 6년간 연평균 34%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한방 유아 스킨케어라는 고급화된 브랜드로 중국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실제 궁중비책 면세점 매장 방문 고객의 60% 이상이 중국인일 정도로 한국산 유아 스킨케어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궁중비책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대비 약 220% 증가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독일 제품과 더불어 한국산 화장품을 신뢰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궁중비책은 무자극, 천연성분을 표방해 고급 이미지를 갖고있어 중국 시장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두 자녀 정책을 허용하면서 중국 영유아용품 시장 전쟁의 막이 오르자, 국내 업체들은 한국산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잇따라 중국의 ‘얼타이(둘째) 잡기에 나서고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중국 현지에서 화장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인지도를 쌓은 K뷰티업체들이 중국의 산아제한정책 폐지를 계기로 고급 유아용 화장품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유아용 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고있는데 역시 중장기적으로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메라는 지난해 5월 유아용 자외선차단제 쿠션인 ‘베이비 선 쿠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프리메라의 새로운 베스트 셀러 제품으로 등극했으며, 출시 당시 목표 대비 5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유아용품 브랜드 ‘베비언스도 분유뿐만 아니라 스킨케어, 물티슈 등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있다.
분유업체들도 국내 출산율 감소와 우유 재고 문제 등의 어려움을 중국 수출을 통해 극복하고있다. 매일유업은 2007년 프리미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매출 620억 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매일유업은 최근 알리바바 ‘티몰에 직구제품(국내 분유제품)을 입점시켰으며, ‘제로투세븐닷컴을 통해 중국어판 온라인 쇼핑몰에서 ‘금전명작 등 중국 수출용 분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2011년 60억 원에 불과했던 중국 분유 수출 규모가 지난해 420억 원으로 7배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남양유업은 최근 ‘징동닷컴(JD.com)의 현지 대리상인 ‘해왕 건강과기유한공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분유 수출을 시작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아용품업체들의 선전 비결은 고급화 전략이 꼽힌다. 제로투세븐의 ‘섀르반의 다운재킷 가격대는 3300위안(약 60만 원)으로, 중국인 평균 한 건 당 유아용품에 최대 300위안을 소비하는 점을 고려하면 월등히 비싸다. 파스퇴르 경우 먹거리 불안이 심각한 중국 소비자를 고려해 중국의 시험인증기관인 중국품질인증센터(CQC)로부터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과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또한 중국에 수출하는 파스퇴르 ‘위드맘과 ‘그랑노블은 국내 제품과 동일한 레벨 제품으로 특허 받은 멀티 생(生) 유산균, 식물성 DHA을 적용했다. 베이비페어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최근 2, 3년 사이 육아용품 관리 필요성과 선택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의류, 식품, 수유용품 등 세분화한 한국산 육아용품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중국 부유층 사이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한국 부모를 따라 하는 ‘한류 육아가 유행하면서 한국산 유아 전용 위생용품, 수유용품 등이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아제한정책 폐지로 인한 ‘대박을 생각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한국 분유는 중국 엄마들에게 프리미엄 제품의 이미지로 인식되며 수출이 늘고 있지만, 전체 중국 시장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점유율이 매우 낮다. 한국 영유아 의류도 마찬가지로 중국내 점유율은 4% 미만으로 알려졌으며,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있는 업체들은 중국 현지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2014년 유로모니터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아동복 브랜드는 중국의 ‘바라바라가 차지했다.
그럼에도 국내 유아용품 업체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하는 배경은 중국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탓에 국내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있는 것과는 비교된다. 실제 중국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0~12세 영유아동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약 1조 1,500억 위안(약 200조원)으로, 향후 수년간 15% 내외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약 27조원)의 약 7배에 달한다. 중국 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 역시 이미 약 1,500억 위안(약 26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700억 위안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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