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녹십자가 나란히 창사 이후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양사의 기술수출과 영업전략이 실적으로 직결된 결과다.
한미약품은 4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조3175억원으로 전년보다 73.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118억원으로 전년대비 514.8%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컨센서스인 영업이익 757억원을 2.8배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사노피 등 해외 기술 수출 자금이 유입되면서 당기순이익은 1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8% 늘었다.
한미약품이 깜짝 실적을 낸 데는 지난해 성사시킨 신약 수출 계약금이 조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다국적제약사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릴리, 얀센 등과 총 6건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들 제품이 모두 상품화 단계로 접어들면 약 8조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분기에 계약금에 해당하는 일부 금액이 들어오면서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해 목표주가를 상향한다”며 한미약품이 올해 기술 수출 계약금 외에 임상 개시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로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녹십자 역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녹십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78억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었다. 영업이익은 연구개발 비용이 전년보다 27.6% 늘어나 전년대비 5.5%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0.3% 늘어난 957억원으로 집계됐다. 녹십자 역시 해외 사업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녹십자의 의약품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27% 늘어난 2054억원을 기록했다.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 백신 부문 수출은 국제기구 입찰 수주 물량 확대로 51.5% 증가했다. 혈액제제의 수출도 8% 가량 늘었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 유한양행이 업계 최초로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미약품의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업계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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