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산 왜 미루세요?” 2030에게 물어보니…역시 돈 때문
입력 2016-02-04 16:34 

자녀 갖기를 포기한 20~30대 부부들 상당수가 ‘경제적 부담을 출산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취업, 연애, 출산, 등 삶의 당연한 과정이라 여겨지던 것들을 경제적 이유로 포기한다는 의미의 ‘N포세대의 현실이 통계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4일 여성가족부는 전국 5018가구 약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5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05년부터 5년 단위로 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혼자를 대상으로 향후 출산계획에 대한 질문에 20세에서 30세 미만은 66.2%, 30세에서 40세 미만은 31.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역으로 20대 기혼자의 33.8%와 30대 기혼자의 68.3%는 향후 출산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20대 기혼자는 절반이 넘는 52.1%가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30대는 37.3%가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20대 기혼자의 17.6%(33.8%x52.1%)와 30대 기혼자의 25.4%(68.3%x37.3%)가 아이를 더 낳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지목한 것이다.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결과는 국가승인 통계로서 20~30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으로 경제적 부담을 명확하게 짚어 응답한 매우 의미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20~30대 부부들 중 상당수는 고용지위의 불안정을 겪고 있다”면서 주거비가 상승한 탓에 가처분소득은 사실상 감소한데다 국가에서 유아 보육비를 지원하더라도 유아 대상 사교육이 증가하면서 체감하는 양육비는 줄지 않은 탓에 과거 10~20년 전 20~30대 보다 지금 젊은이들이 겪는 경제적 부담은 훨씬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아이를 더 낳지 못하겠다는 응답자 중 상당수(20대-37.5%, 30대-33.2%)는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사회적 여건이 향상되면 자녀를 더 가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회적 여건 향상시 자녀를 더 가질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사례가 많은 만큼 주거·양육 비용의 경감, 일·가정 양립 등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을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결혼적령기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남성이 5년 전 조사에 비해 평균 0.1세 높아진 31.5세, 여성은 0.5세 낮아진 평균 29세의 결과가 나왔다. 남녀를 합하면 2010년 조사 때 보다 0.4세 낮아져 평균 30.2세가 결혼하기에 적당한 나이라고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사람들의 주관적인 결혼적기 연령이 낮아졌음에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아이를 더 낳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2014년 11월에 나온 유엔인구기금(UNFPA)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11~2015년 추계 연평균 출산율(여성 1인당)은 1.3명으로 마카오·홍콩(이상 1.1명)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석민수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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