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적자 기업 주식, 살까? 말까?
입력 2016-02-03 15:10 

주식 투자는 ‘타이밍이다. ‘좋은 기업을 사야할 때가 있고 ‘나쁜 기업을 사야할 때가 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고 판단되면,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기업 주식을 사는 것도 하나의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를 기록한 기업들 중 올해 ‘턴어라운드(Turn around) 가능한 기업 주식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도 방법이다. 턴어라운드란 업황 개선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좋아져 기업 내실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경기지표와 시장금리, 상품가격 등을 잘 살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이런 투자전략이 가능하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체감경기가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건설주에 투자하라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퀀트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쳐 투자심리가 악화되면 이를 기회로 삼아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건설, 기계, 조선업이나, 최근 2~3년 감익 기조 이후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금속, 광물, 무역, 섬유, 의복 등의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기업으로는 대림산업, GS건설,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일신방직, 현대미포조선, LG상사, CJ대한통운 등을 관심종목으로 추천한다”고 했다.
올해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보인 기업들로 인해 실적 전망치 역시 눈높이를 낮춰야 하고, 여기에 지난해 3분기 일회성 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 옛 한전부지 매각 차익을 제거하면 지난해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8%에 불과하다”며 또 최근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최근의 저유가를 감안한다면 지난해 낮아진 매출원가율이 올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좋아질 때에는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 있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한 기업을 사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외에도 상품가격과 달러값을 눈여겨보면서 시장 신호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가격이 반등하고 달러 강세 기조가 둔화된다면 시장 여건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구리나 유가가 하락하고 금가격은 오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산업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다만 건설업은 산업재 중에서도 가장 먼저 악화되고 가장 먼저 손실을 반영했던 기업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고 본다”며 더이상 악재가 나오지 않을 업종에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자 기업보다는 성장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김경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를 감안했을 때 지금이 2011년보다 더 불황이다”며 필수소비재나 화장품, 의류, 건광관리 등 성장주에 더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기업의 성장성을 확인하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적자 기업 중에서는 크리스탈, 큐렉소 등 적자폭을 줄여나가는 기업들을 눈여겨볼 만하다”며 대림산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관심있게 볼 만하나 업종 전체를 낙관하는 것은 경기가 돌아서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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