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특허재판으로 불린 ‘애플 대 삼성전자 등 사건의 재판장 루시 고(47ㆍ한국명 고혜란)판사가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영전하게 됐다고 실리콘밸리 일간지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 판사를 이달 중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부 청사가 있는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은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연방항소법원이다. 알래스카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하와이, 아이다호, 몬태나, 네바다, 오리건, 워싱턴 등 9개 주(州)와 괌, 북마리아나제도 등 2개 준주(準州)를 관할하며 이 지역 내 15개연방지방법원에서 올라온 사건을 다룬다.
이 법원에는 현재 판사 결원이 3석 있는데, 고 판사는 이 중 1979년 임명됐다가 최근 은퇴한 캘리포니아 주 담당 해리 프레거슨 판사의후임으로 지명될 예정이다.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연방수사국(FBI)이 고 판사 지명에 대비해 신원조회를 하고 있으며 미국변호사협회(ABA)도백악관에 제출할 평가보고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 학부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연방 법무부, 로펌, 연방검찰 등에서 일했으며 2008년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카운티 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고 판사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 판사로 임용되면서 첫 한국계 미국 연방지법 판사가 됐다.
그는 ‘애플 대 삼성전자 등 사건을 포함해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이 관련된 중요 사건들의 재판장을 맡았다.
만약 앞으로 지명과 청문회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고 판사는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의 허버트 최(1916~2004, 한국명 최영조) 판사에 이어 한국계 인사 중 두번째로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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