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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임대` 류승우, (의사)결정력 하난 일품
입력 2016-02-02 05:39  | 수정 2016-02-02 09:28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로 임대를 결정한 류승우. 오른쪽 아래는 2월1일 오피셜 기사. 사진=AFPBBNews=News1, 빌레펠트 홈페이지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독일 유력지 키커의 바이엘 레버쿠젠 담당 기자 프랑크 루셈은 류승우의 아르미니아 빌레펠트행 보도 기사에 이렇게 적었다.
첫 번째 옵션은 레버쿠젠 잔류였으나, 류승우는 그다음 선택지인 임대를 택했다.
그 말대로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이후 뚜렷한 측면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은 레버쿠젠은 유용한 백업 자원의 후반기 잔류를 바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류승우는 레버쿠젠의 잔류 설득을 뿌리치고, 2일(한국시간) 분데스리가 2부 소속의 빌레펠트 반년 임대를 확정했다.
그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류승우는 전반기 모든 대회를 통틀어 출전 횟수가 0이고, 벤치에만 5회 앉은 것이 기록의 전부였다.
지난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AFC U-23 챔피언십에서 한국 올림픽팀 일원으로 2골을 넣는 맹활약으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기여했지만, 오는 8월 본선 활약을 위해선 소속팀의 공식 경기에 꾸준히 뛸 필요가 있었다.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도 "소속팀에서 경기를 못 뛰면 도태된다"며 류승우 포함 경기 미출전자들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마음을 먹고 나선 이적 작업은 일사천리였다. 류승우는 지난달 31일 카타르에서 소속팀에서 레버쿠젠으로 일단 복귀한 뒤, 이적을 위해 레버쿠젠에서 차로 2시간 남짓 걸리는 빌레펠트로 이동했다.
1일 오전 임대 최종 결정이 났고, 빌레펠트 구단이 오후 12시께 류승우의 사진과 함께 오피셜을 발표했다. 류승우는 홈페이지를 통해 "팀의 목표 달성을 돕겠다"고 말했다.
류승우는 기다리지 않고 움직였다. 이 움직임이 커리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사진=MK스포츠 DB

돌이켜보면 임대를 떠나되,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황희찬이 뛰는 오스트리아와 선발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 덴마크의 모 클럽에서도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류승우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자 독일 내 클럽으로의 임대를 우선 생각했다.
과거 경험에서 비롯한 결정이었다. 2014년 1월 제주에서 레버쿠젠으로 임대 이적한 류승우는 전반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2014-15시즌을 앞두고 독일 2부 소속 아안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로 반년 재임대를 떠난 적이 있다.
당시 브라운슈바이크 소속으로 전반기에만 4골을 터뜨리는 맹활약 속에 구단과 반 시즌 임대 연장했고, 레버쿠젠과도 2018년까지 완전 이적 계약을 체결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류승우에게 레버쿠젠과 거리상 멀지 않고,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힌 빌레펠트는 현시점에서 이상적인 선택지였다.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건 바꿔 말해 꼭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빌레펠트에서 성공적인 후반기를 보내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만, 변화를 위해 움직인 것은 탁월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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