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폭발적 확산 우려…CNN "봄·여름 번식 적합 환경"

지카바이러스, 폭발적 확산 우려…CNN "봄·여름 번식 적합 환경"



소두증(小頭症) 유발 가능성으로 세계적 공포를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과 맞물려 더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국 언론은 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보통 동태평양에 인접한 중남미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WHO 집행위원회에서 올해 엘니뇨와 관련된 기상 상황으로 많은 지역에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확산하는 만큼 모기 개체 수는 바이러스 확산과 직접 연관됩니다.

CNN도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침전 양상이 달라지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나 모기를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 창궐할 환경을 조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미 지역 100여 개 대학의 대기·지구과학 연구진 모임인 대기연구대학연합(UCAR)의 앤드루 마너핸은 "기상학적 요인들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집트숲모기의 서식 범위와 바이러스 전파력을 결정하는 데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 조건이 계속 모기가 번식할 환경을 조성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CNN은 미국에서도 봄, 여름에 기온이 올라가면 이집트숲모기가 번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겨울 엘니뇨로 미국 남동부에 평년보다 습한 겨울이 찾아온 가운데 이곳에서 이미 이 모기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미 중남미에 확산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됐습니다.

발열, 발진, 눈 충혈 등의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아예 없을 수도 있지만, 임신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머리가 선천적으로 작은 소두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