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대·신촌·홍대 라인 `사후면세점`은 지금 물밑 전쟁 중
입력 2016-01-31 15:22 
이대 사후면세점

대학가 대표 상권으로 통하는 이대와 홍대 인근에서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유커, 遊客)들을 겨냥한 ‘사후 면세점 이 줄줄이 들어서면서는 중이다. 서울 지하철 ‘이화여대 입구역에서 대학 정문으로 이르는 길에 자리한 ‘예스 에이피엠(YES apM)건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후 면세점이라고 현수막을 내건 RGO 면세점이 들어섰다. 예스 에이피엠은 ‘헬로우APM, ‘두타, ‘밀리오레 등과 함께 2000년대 초 중반 동대문·명동·이대 일대 패션 상가를 사로잡았던 네모난 형태의 고층 상가로 문을 열었던 2007년 이후 장사가 되지 않아 ‘유령 건물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신촌대로 변으로 이어지는 건물들이 수년째 텅 빈 가운데 그나마 생기를 보이는 곳은 유커를 상대로 한 화장품·건강식품 매장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일대에선 오는 3월 사후면세점 전문기업인 엘아이에스(LIS)가 백화점 형식의 사후면세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른바 미니면세점이라고도 하는 사후면세점은 작게는 165~330㎡ 남짓한 중소형 매장을 임대해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2~3년 전부터 대학가 상권 투자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됐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세금을 뺀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반 면세(duty free)와 달리 물건을 산 후 세금을 돌려주는 택스 리펀드(tax refund)형식으로 운영하는 형식으로 일반면세점과 달리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할 수 있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홍대 인근에선 유커들이 몰려든 가운데 서교·연남동 일대에 미니 면세점이 40여곳 가까이 들어섰고 망원·성산동 인근까지 이들을 상대로 화장품이나 김, 김치 등을 파는 사후 면세점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홍대 상권의 경우 3.3㎡당 매매가격이 5000만원을 넘어서지만 아직 연남·성산·망원 일대는 3000만원 선을 보이는 곳도 있어 투자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사정은 갈린다. 합정역에서 홍대로 이어지는 대로변의 한 화장품 전문 사후 면세점은 평일과 주말에도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지 인근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중국인 자본가들은 화교 등을 통해 마포 일대 땅을 사들여 가게를 차린 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조선족을 채용해 현지 여행사와 공동 사업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번듯해 보이는 면세점도 운영이 어려워 눈치작전은 물론 투자자들 간에 갈등이 생긴다는 말이 도는 와중에 롯데백화점 같은 대형사도 홍대와 가로수길에 사후 면세점을 내기로 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중국 측과 별다른 인맥 없이 섣불리 사후 면세점을 차렸다가 장사가 안돼 부동산 매물로 등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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