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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스컬리, 그가 말하는 ‘빈 스컬리 애비뉴’
입력 2016-01-31 14:48 
팬페스트에 참가한 빈 스컬리가 저스틴 터너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지막 중계 시즌을 앞두고 ‘빈 스컬리 거리라는 선물을 받은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88). 그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스컬리는 31일(한국시간) 다저스 팬페스트 행사가 열린 다저스타디움을 방문,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1950년 다저스가 브루클린을 연고로 하던 시절부터 다저스 중계를 맡아 온 그는 2016년이 자신의 67번째 시즌이자, 마지막 시즌이 된다. 최근 LA 시의회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다저스타디움 정문에서 선셋 거리까지 이어진 길 이름을 ‘앨리시안 파크 애비뉴에서 ‘빈 스컬리 애비뉴로 바꾸는 것을 승인했다.
‘빈 스컬리 애비뉴는 이보다 더 일찍 생길 수도 있었다. LA 시장이 스컬리에게 거리에 이름을 따는 것을 제안했던 것. 그러나 당시 스컬리는 이를 거절했다. 자신보다 이곳에 다저스, 그리고 다저스타디움을 선물한 장본인 월터 오말리 전 구단주의 이름을 따야한다는 것이 그 이유.
그는 이날도 나는 언젠가 오말리의 이름이 이곳 어딘가에 붙여지기를 바라고 기도한다”며 오말리의 업적을 잊어서는 안 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2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이름을 붙이는 것을 허락한 것일까. 그는 나는 이곳을 정말로 사랑한다. 내 이름을 딴 거리가 있다는 것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환영 인사가 됨과 동시에 작별 인사가 될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내가 장담컨대, 미래에 사람들이 이 거리에 오면 ‘도대체 빈 스컬리가 누구야?라고 말할 것”이라는 농담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기는 것에 대한 겸손함을 드러냈다.

88세의 고령으로 팀의 장거리 원정에는 동행하지 않고 있는 그는 이번 시즌 샌디에이고, 애너하임, 샌프란시스코 등 같은 캘리포니아주 내의 가까운 원정지는 동행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정규시즌 마지막 시리즈인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뉴욕에서 폴로 그라운드(뉴욕 자이언츠의 홈구장)를 보며 자라왔고, 자이언츠 팬이었다.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마무리를 지으면 정말 좋을 것이다.”
물론 이 시리즈는 스컬리의 마지막 중계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라디오 중계가 남아 있기 때문.
그는 릭(릭 먼데이)과 찰리(찰리 스타이너)가 아주 잘해주고 있다. 내가 여기에 끼어드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라고 하면서도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포스트시즌도 중계를 하긴 할 것이다. 그러나 월드시리즈는 하지 않겠다”며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이를 중계하는 영광은 후임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다저스의 목소리로 오랜 세월 함께한 스컬리는 중계를 듣는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동경의 대상이 됐다. 이번 시즌 다저스와 계약한 좌완 투수 스캇 카즈미어는 가족들에게 꼭 내 경기를 녹화하라고 시킬 것이다. 그의 중계를 듣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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