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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와일드카드 센터백,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16-01-31 06:00 
올림픽팀은 본선 전까지 단점을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한일전 패배는 엎질러진 물이다. 결과를 받아들여야겠지만, 그 물이 왜 엎질러졌는지 간과해선 안 된다.
신태용호는 오는 8월 열리는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단점을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한다.
대회 최다인 14골을 넣은 화력은 만족할만하나, 올림픽 최종예선을 통틀어 유례없는 한 경기 3실점한 수비진은 고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비단 30일 열린 한일전에서 14분 새 3골을 허용했다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송주훈 연제민 이슬찬 심상민 등으로 대표되는 올림픽팀의 포백은 이전에도 대인방어, 연계 플레이에 미숙한 모습이었고, 자기 진영에서 패스 미스도 빈번하게 범했다.
이는 수비진 개인 능력과 지나친 공격 전술의 오류 이 두 가지에서 비롯한 걸로 보인다.
1득점 1실점이 중요한 올림픽 본선에서 이와 같은 수비 불안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23세 이상 선수를 의미하는 와일드카드로 듬직한 수비수를 선발하는 것일 테다.
리더십, 개인 능력, 경험을 모두 갖춘 국가대표 수비수 중 팀에 꼭 필요한 한 명을 데려가면 수비진의 안정감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영권, 박주호, 홍정호, 장현수 등이 후보군이다.
실점이 반드시 3~4명의 수비수와 골키퍼의 실책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볼 때 경기를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를 데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컨대 중원에 경기를 조율하고 정확한 패스를 뿌리는 기성용 한 명만 세워도 무게감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 정우영, 한국영도 좋은 옵션이다.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와일드카드는 그 나름대로 준비하되, 인원수의 절대다수를 차지할 현 올림픽팀 선수들에 대한 점검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각자 소속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본선을 앞두고 낙마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신태용 감독 스스로도 3~4가지 다양한 전술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런던 올림픽 당시 홍명호팀이 고집스럽게 사용한 4-2-3-1과 같이 특화된 하나의 주전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8강 요르단전과 결승 일본전 후반전에 드러난 바와 같이 체력이 뒷받침하지 않은 선수들로 강한 전방 압박을 토대로 한 공격 전술을 가동하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다.
때론 지루하더라도, 신나지 않더라도 승리를 지키기 위한 ‘수비 축구도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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