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회사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펀드수수료를 인하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정보 연구업체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 투자자금 대비 수수료 비율이 2005년 1.22%에서 2015년 1.07%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투자자금 1만달러 당 수수료를 10달러 이하로 받고 있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100개를 넘어섰다. 2010년까지만해도 10달러 이하 수수료를 받는 펀드는 40개에 불과했다.
월가를 대표하는 업체들까지도 수수료 인하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말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50% 이상 인하한다고 밝혔다. 경쟁업체인 찰스슈압도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뱅가드그룹 역시 지난해 12월 10개 이상의 펀드의 수수료를 25% 낮출 것이라 발표했다.
블랙록, 뱅가드그룹 등 선제적으로 수수료를 낮춘 투자회사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낮은 수수료로 우선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후 점차 수수료가 높은 제품으로 옮겨가게 만든다는 전략도 유효했다. 릭 페리 포트폴리오 솔루션 창업자는 꿀 맛을 먼저 보게 해야 우리가 가진 다른 투자상품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수수료가 0.03%에 불과한 펀드가 등장할 정도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장기화된 저금리 추세도 수수료 인하 경쟁 원인으로 꼽힌다. 저금리로 투자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높은 수수료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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