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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톡톡] 잠 못 이룬 송승준의 웃음꽃 “한 걸음만 천천히”
입력 2016-01-28 09:01 
롯데 자이언츠의 송승준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합류 후 첫 피칭이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이상철 기자] 송승준(36)은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잠을 설쳤다. 밤낮이 바뀐 데에 바이오리듬이 맞지 않는 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를 찾은 지 11일이 지났다. 시차 적응은 끝난 지 오래다.
27일 오전, 송승준의 불펜 피칭이 예정돼 있었다. 롯데 투수들은 두 번째 턴 시작일(21일)부터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많게는 네 차례나 피칭한 투수도 있었다. 베테랑의 순서는 뒤로 미뤄졌다. 서두를게 없으니까. 송승준을 비롯해 강영식, 김성배는 27일에서야 이번 캠프 첫 피칭을 했다.
송승준은 하루 전날 밤 침대 위에서 뒤척거렸다. 좀처럼 잠을 들지 못했다. ‘내일 잘 던질 수 있을까 ‘이번에는 아프지 않을까 라는 근심이 가득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오른팔 통증으로 고생이 심했다. 정밀 검사 결과, 오른팔 굴곡근 경미한 염증 진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송승준은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있었다. 누구보다 내가 답답했다”라고 말했다.
송승준은 겨우내 사이판으로 넘어가 보강 운동을 열심히 했다. 아팠던 부위는 더 이상 아프지 않다. 그러나 운동과 피칭은 다르다. 정말 공을 던져도 아프지 않을지, 그 근심이 가득했다.
그리고 송승준은 이튿날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의 마운드에 올랐다.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프 피칭이었다. 피칭 단계에서도 가장 가벼운 편에 속한다. 그는 힘차게 공을 던졌다. 총 40구. 좋아”라는 말이 쏟아진다. 피칭을 마치고 불펜에서 나온 송승준의 표정은 밝았다. 전날 얼굴에 가득했던 근심은 보이지 않았다.
송승준은 1년 전 캠프에서는 투구수가 많았다. 그 여파 때문일까. 잔부상이 뒤따르며 시즌을 어렵게 치렀다. 오늘은 예년보다 투구수도 줄였다”라며 걱정이 많았는데, 힘이 실리는 게 느껴졌다. 통증까지 없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송승준은 어느 해보다 다부진 각오로 캠프에 임한다. 그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롯데와 4년간 총액 4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4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그는 거인 군단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8승에 그쳤던 데다 평균자책점도 5.98과 4.75로 높았다. FA 계약을 맺은 첫 해, 뭔가 보여줘야 할 시기다.
송승준은 ‘먹튀라는 소리를 정말 듣기 싫다.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지금껏 해왔던 대로 욕심 내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간다면, (보다)잘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박혔다.
송승준은 신중했다. 그리고 그는 명예회복을 꿈꾼다. 그렇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한다. 지난해보다 더 늦은 속도다. 캠프부터 과했던 탓에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기에 더욱 그렇다.
송승준은 하프피칭을 좀 더 한 뒤 정상 피칭을 할 예정이다. 빠른 속도는 아니다. 그는 올해는 급하게 하지 않게 준비할 것이다. 딱 한 걸음만 천천히 가는 것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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