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저축은행, 연리 약 10% 중금리 대출 1조원 공급
입력 2016-01-27 16:13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의 낮은 신용도를 가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연 금리 10% 안팎의 중(中)금리 상품이 올해 하반기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1조원어치 공급된다. 국내 최대 보증회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을 통해서다. 많게는 2등급까지 신용등급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기피해온 은행 연계형 저축은행 신용대출 역시 신용등급 하락폭이 1등급 수준으로 떨어진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올해 첫 금융발전심의회를 열고 이같은 2016년 업무계획을 확정·발표했다. 금융위는 올해 역점 추진과제로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을 들고 나왔다.
개인신용대출은 2012년말 223조원에서 지난달말 258조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중심의 고신용자에 대한 저금리 대출, 저축은행·대부업계 중심의 저신용자에 대한 고금리 대출로 신용대출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금융위는 진단했다. 신용등급 4~7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금리 10~15%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함으로써 신용대출 시장의 공급경로를 다양화하겠다는 게 금융위 목표다.
먼저 국내 시중은행들과 저축은행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SGI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이 중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은행은 보증보험사에 보험료를 지급하고 금융소비자가 대출을 못 갚을 경우 보증보험사가 은행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의 보증보험 연계 상품의 공급목표를 금융위는 일단 1조원(은행 5000억원+저축은행 5000억원)으로 잡았다. 약7만5000명이 이용할 전망이다.
먼저 시중은행은 4등급 이하 중신용자를 중심으로 연 10% 안팎(자기부담 보험료 포함)의 신용대출을 2000만원 한도에서 금융소비자에게 빌려주는 상품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4등급을 밑돌면서 은행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연 금리 10% 안팎의 신용대출 상품(1000만원 한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이 대면(오프라인)·비대면(온라인) 방식 판매를 병행하는 반면 저축은행은 주로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은행 대비 점포수가 작아 영업망에 제약을 겪고 있는데다 비용절감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금리 대출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는 또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을 통해 KB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받는 식의 연계 대출은 이미 가능한 상태다. 은행·저축은행 연계대출은 평균 금리가 25%에 달하는 저축은행에서 직접 대출을 받는 것보다 금리가 저렴하다. 하지만 저축은행 대출 자체가 은행 연계 여부와 무관하게 신용등급이 평균 1.7등급가량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용을 꺼려왔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대출에 따른 신용등급 인하폭을 캐피탈 대출 수준(1.1등급)으로 낮춰 은행·저축은행 연계형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도록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산정기준 변경을 독려할 방침이다. KB저축은행이나 하나저축은행 같은 은행계 저축은행뿐 아니라 은행 계열회사가 없는 비은행계 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 분위기 조성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저축은행중앙회는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금융위는 전했다.
앞으로 증권사나 은행 뿐 아니라 신협과 저축은행, 농협과 같은 서민 금융기관에서도 펀드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펀드 판매 채널 다변화 방안도 이날 발표됐다. 불완전 판매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은 저위험 상품부터 판매해 단계적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조만간 영업이 시작되는 인터넷 은행에서도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인가 심사를 통해 저축은행에서도 펀드를 살 수 있게 하고 우체국과 새마을금고까지 펀드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해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여러 사모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펀드) 판매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자본시장법은 최소 1억원 이상이 있어야 개인이 사모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소액으로도 수익률이 높은 사모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자산운용사가 공모 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다시 여러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인 서민이나 중산층의 사모펀드 투자 기회를 박탈했다는 업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금융위는 최소 가입 금액, 충분한 분산 투자를 전제로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3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은퇴 세대의 편의를 위해 초기 5년간 월지급 방식도 가능해졌다.
또한 금융위는 올해 본격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스튜어드쉽 코드를 시행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쉽 코드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주주권 행사 준칙이다. . 여기에 공시자료 입력부터 정보전달까지 과정을 원스탑으로 지원하는 ‘기업공시 종합지원시스템(K-CLIC)‘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석우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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