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초보 미술수집가를 위한 ‘마이 퍼스트 컬렉션’
입력 2016-01-27 15:05 
이응노 ‘무제’

처음이라는 말 만큼 설레는 단어가 또 있을까. 모든 것의 처음은 미지의 세계기 때문에 두려움과 함께 설렘을 동반한다. 미술품을 처음 소유해보는 경험도 그렇다. 요즘엔 미술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할 수 있지만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역시 미술품 경매다. 일반에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에 과정이 투명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옥션은 2008년부터 생애 첫 미술품 구매에 도전하는 초보 컬렉터를 위해 이른바 ‘마이 퍼스트 컬렉션(My First collection) 경매를 열고 있다. 참여자 70%가 처음으로 미술시장에 진입한 이들이며 낙찰총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낙찰총액은 각각 7억원과 13억원이었다.
7회째를 맞은 올해는 근현대와 고미술품을 포함해 총 147점, 낮은 추정가 20억원 규모의 미술품이 출품된다.
입문자를 겨낭한 경매기 때문에 가격은 주로 5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된다. 또한 집안 소품으로 손색없는 미술품이 주로 출품되는 경향이 있다. 가구와 와인, 반지도 나온다. 이번 경매에선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 작가인 오윤의 ‘봄의 소리가 추정가 600만원에, 고암 이응노의 조각 ‘무제가 300만원에 출품된다.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서세옥의 ‘사람들도 500만원이며, 인기작인 사석원의 ‘소풍, 윤병락의 ‘가을향기-사과, 하태임의 ‘Un Passage 등도 500만원 아래서 경매가 시작된다.
중저가 작품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김환기의 ‘무제는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에, 장욱진이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린 ‘엄마와 아이(15.2×14.5 cm, 1980)는 추정가 1억~2억원에 나온다. 단색화 그룹군의 작품도 대거 출품된다. 박서보의 ‘묘법(37.9×45.5 cm, 1974)은 추정가 7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에 나와 눈길을 끈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는 1억2000만원에 나왔다. 고미술품 가운데 소호 김응원의 ‘괴석묵란도(怪石墨蘭圖)는 1m35cm에 달하는 횡폭이 눈길을 끈다. 추정가는 25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의 붓글씨도 기획 출품됐다.
초보 컬렉터를 위한 경매가 열리기 두시간 전 신진 작가 100명의 작품 100점을 100만원에 경매에 부치는 코너도 열린다. ‘최첨단 혹은 ‘활력소라는 의미를 지닌 ‘커팅에지(cutting edge) 100선은 미술 시장에 갓 데뷔한 전국 미대 졸업생 100명의 따끈따끈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한국메세나협회가 후원하며 경매 낙찰대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젊은 작가의 창작 활동 지원금으로 후원된다. 낙찰자에게는 기부 영수증이 발급되며, 500만원 이하 작품은 기업 구매시 손비로 인정돼 경합이 예상된다. 두 경매 모두 2월 2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열린다. (02)395-0330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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