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물산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향후 실적 악화 전망 때문이다. 이로인해 향후 삼성그룹 계열사 개편 속도가 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26일 삼성SDI 주가는 전일 대비 14.73%(1만5100원)이나 급락한 8만74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14일 종가 8만6400원 이후 4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도 5.33%(8000원) 떨어진 14만20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함에 따라 ‘적자기업 전락 우려가 나온데다 중국발 전기차 배터리 무역장벽 예상 등 악재가 겹치며 이날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은 케미칼 부문 실적이 제외되며 올해 영업손실 744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막대한 설비투자비 부담으로 향후 3년 이상 적자를 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발 악재가 터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오는 2017년부터 20% 축소하고 2020년 이후에는 보조금 제도를 아예 폐지할 계획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자국 기업들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SDI는 적자 기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관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관련 예측 가능한 손실 중 일부를 선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삼성물산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2.6%(500만주)를 오는 3월1일까지 처분하라는 지침을 내림에 따른 매물 부담도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주축 계열사의 실적 악화 전망으로 인해 향후 삼성그룹 계열사 개편 보폭도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룹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시장에서 삼성SDI와 삼성전기 합병, 삼성물산 건설부문 분사 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합병될 경우 삼성SDI는 적자기업에서 벗어나게 되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쪼개질 경우 삼성물산은 그룹 지주사로서 이익 창출력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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