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공연계 열정페이’①] “왜 우리 급여는 없는 건가요?”
입력 2016-01-26 15:25 
[MBN스타 금빛나 기자] 몇 해 전부터 사회적 키워드로 떠오른 단어가 있다. 바로 ‘열정페이 2011년 4월 한윤형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에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정 노동(熱情勞動)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탄생한 단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 줬다는 구실로 청년 구직자에게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열정페이는 단순히 패션업계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예체능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열정페이는 공연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암암리에 떠돌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2014년, 2015년 공연계는 암흑과도 같았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와 5월 2015년 5월 ‘메르스 파문의 여파로 관객이 줄어들면서, 덩치는 커졌지만 속은 빈 구조적 문제와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특히 2014년 7월 제작사 비오엠코리아의 배우 및 스태프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연 시작 15분을 앞두고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사태는 공연계의 취약함을 대표적으로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연이은 제작참패로 재정상의 문재를 겪었던 비오엠코리아는 공연취소 논란 이후에도 임금체납에 이렇다 할 방책을 내놓지 못했고, 결국 약속된 공연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된다.

비오엠코리아의 대표는 ‘두 도시 이야기의 막이 내려가자마자 해외로 도피하고, 이 같은 피해는 임금을 지불받지 못하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두 도시 이야기의 임금은 정산되지 않은 상태며, 미지급 급여를 지급받기 포기한 이들 또한 대다수이다. 결국 일부 임금을 받았던 배우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거의 무보수로 일을 하게 된 꼴이 됐다.

사실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일을 하고도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제작사가 부지기수이다. 속으로는 직원들 월급을 챙겨주지도 못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했지만, 겉보기 만큼은 아이돌 스타캐스팅으로 화려한 겉모습을 자랑했던 대형 뮤지컬도 있었다. 해당 뮤지컬 컴퍼니의 직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그만 둔지 1년이 넘었음에도 밀린 한 달 치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저는 양호한 편이다. 월급을 받지 못한 채 3개월 넘게 일을 한 사람도 많았다”며 일한 만큼 보수를 받고 싶어도 제작사가 파산신청을 한 만큼 받을 길이 없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그 제작사가 이름과 대표명만 교묘하게 바꾸고 현재 작품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가다 그 작품에 대한 칭찬이 들려오기라도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다 부질없다. 공연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문제는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공연 제작사 직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근 시간은 9시, 퇴근시간은 밤늦게까지 이어질 정도로 업무량은 과도하지만, 정작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한 공연제작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다행히 저는 입사할 때 표준계약서도 작성하고, 월급도 밀린 적은 없다. 하지만 대학로에서 공연을 올리고 있음에도, 어려운 제작사 형편으로 인해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봤다”고 증언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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