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양적 완화 제스처에 세계 증시가 안도 랠리를 보이면서 연초 증발한 시가총액 중 6분의 1을 단 이틀 만에 회복했다. 전 세계 증시 동반 하락이 멈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설사 진정되더라도 연말까지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은 58조654억달러를 기록해 이틀 사이에 시총이 1조3357억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1조4351억달러)에 버금가는 증가폭이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7조7261억달러가 증발했지만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시총 감소분 중 6분의 1을 회복한 셈이다.
사실 ECB와 일본은행은 양적 완화 필요성을 피력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투자심리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에는 중국 경제지표 악화로 전 세계 자금이 위험자산을 투매하면서 중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심해졌다"며 "하지만 이 같은 악순환이 유럽·일본의 양적 완화 가능성 덕분에 일단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기준금리 상승이라는 큰 방향을 설정한 미국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올해 연달아 3~4회에 걸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금리를 예측하는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올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목표가 0.5%일 가능성을 27.6%로 반영했다.
현행 금리 0.25~0.5%에서 더는 추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당장 오는 27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1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까지 금리 동결 가능성은 67.6%로 압도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일단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9%에 그쳤다. 중국 GDP 증가율이 7%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0년 3.8% 이후 처음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도 탄탄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9만30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자금 유출 지속 여부는 글로벌 실물 경기 회복에 달려 있다"며 "설사 일본·유럽의 양적 완화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 글로벌 정책 공조가 이뤄져도 실물 경기지표 개선이 확인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적어도 올해까지는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두 달도 안 돼 6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사상 최장인 연속 순매도 행진에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6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과 같은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31.02%였다. 이는 2009년 8월 20일(30.92%)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양적 완화 제스처에 세계 증시가 안도 랠리를 보이면서 연초 증발한 시가총액 중 6분의 1을 단 이틀 만에 회복했다. 전 세계 증시 동반 하락이 멈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설사 진정되더라도 연말까지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은 58조654억달러를 기록해 이틀 사이에 시총이 1조3357억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1조4351억달러)에 버금가는 증가폭이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7조7261억달러가 증발했지만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시총 감소분 중 6분의 1을 회복한 셈이다.
사실 ECB와 일본은행은 양적 완화 필요성을 피력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투자심리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에는 중국 경제지표 악화로 전 세계 자금이 위험자산을 투매하면서 중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심해졌다"며 "하지만 이 같은 악순환이 유럽·일본의 양적 완화 가능성 덕분에 일단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기준금리 상승이라는 큰 방향을 설정한 미국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은 올해 연달아 3~4회에 걸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금리를 예측하는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올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목표가 0.5%일 가능성을 27.6%로 반영했다.
현행 금리 0.25~0.5%에서 더는 추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당장 오는 27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1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까지 금리 동결 가능성은 67.6%로 압도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일단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9%에 그쳤다. 중국 GDP 증가율이 7%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0년 3.8% 이후 처음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도 탄탄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9만30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자금 유출 지속 여부는 글로벌 실물 경기 회복에 달려 있다"며 "설사 일본·유럽의 양적 완화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 글로벌 정책 공조가 이뤄져도 실물 경기지표 개선이 확인되려면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적어도 올해까지는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오일머니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두 달도 안 돼 6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사상 최장인 연속 순매도 행진에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6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과 같은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31.02%였다. 이는 2009년 8월 20일(30.92%)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