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인 연500만원까지 유망벤처에 투자
입력 2016-01-24 17:28 
◆ '스타트업 투자 대중화' 크라우드펀딩 시대 (上) ◆
# 2000년대 초 미니홈피 서비스로 인터넷 세상을 호령했던 싸이월드. 2010년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밀렸고 2014년 1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된 이후 지난해 10월 결국 사이트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 기업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자금을 조달해 모바일 전용 SNS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대학 시절 미니홈피를 애용했던 30대 직장인 조 모씨는 싸이월드가 부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100만원을 투자할 생각이다.
2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시행된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 7년 이내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주식이나 채권에 개인이 온라인으로 개별 기업당 최대 200만원, 연간 총 500만원까지 소액 투자할 수 있는 제도다. 대출이나 상장이 쉽지 않은 스타트업에는 자금 조달 창구 기능을, 개인 투자자에게는 성장성 높은 기업에 초기 단계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기존 크라우드펀딩은 투자 목적이 아닌 기부·후원형이거나 투자자가 기업에 대출을 해주고 대가로 이자를 지급받는 형태였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의 일방적인 후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타트업이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는 부담도 지우지 않는다. 투자받은 기업이 사업에 성공할 때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윈윈(win-win)' 모델이다.
개인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개인 투자자용으로 예탁결제원이 만든 안내 사이트인 '크라우드넷(crowdnet.or.kr)'에 접속하면 크라우드펀딩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실제 투자를 위해서는 온라인중개업체 사이트로 이동해야 한다. 금융위는 제도 시행 첫날 와디즈 인크 유캔스타트 신화웰스펀딩 오픈트레이드 등 5개 온라인 소액 중개업자를 등록했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들은 이달 안에 업체별로 5개 내외 스타트업의 펀딩을 개시할 예정이다. 주로 모바일 신사업이나 이색 생활 편의용품 개발업체들이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하고 있다. 투자할 기업을 선택하면 온라인으로 청약을 하고 자금을 납입하면 된다.
투자금액은 개인이 연간 총 500만원까지로 제한돼 있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연 수십 % 이상 높은 투자 수익이 가능하지만, 실패하면 원금을 날릴 위험도 있어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자(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나 연소득 1억원 이상자는 개별 기업에 1000만원, 연간 총 2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전문투자자(금융상품 잔액 5억원 이상·연소득 1억원 이상), 전문엔젤투자자(최근 3년 벤처기업에 1억원 이상 투자), 적격엔젤투자자(최근 2년 벤처기업에 5000만원 이상 투자)는 한도 제한이 없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취득한 주식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 게시판 'K-OTC BB'(k-otcbb.or.kr)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 다만 취득 후 1년간 팔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딩에 직접 참여한 1차 투자자는 발행 기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만 이를 받아가는 2차 투자자는 정보가 부족할 수 있어 전매 제한 기간을 뒀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투자한 기업이 벤처기업 또는 창업 3년 이내 기술성 우수기업에 해당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500만원까지는 투자액 100%(2017년까지 한시 적용), 15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는 50%, 5000만원 초과는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 <용어 설명>
▷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 창의적 아이디어나 사업 계획을 지닌 신생·창업 기업이 온라인에서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십시일반 자금을 모집하는 제도.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와 자금 모집을 의미하는 펀딩을 합성한 말이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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