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중 수출기업 파고 든 `보이스피싱형 국제 사기`
입력 2016-01-24 13:28 

서울소재 중소 수출기업인 A사는 중국 바이어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중국에서 10만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고 전화 연락이 와서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 흔하지 않은 요청을 받았다. 중국 바이어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계약서를 변호사 사무실에서 공증해야 한다면서 그 수수료로 거래액의 1.2%(처음에는 0.6%를 요구했다가 증액)가 필요하다고 하여 2번에 걸쳐 송금했다. 이후에는 대금결제를 위해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하는데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다시 거래액의 1%에 대한 송금을 요청해왔다. 공증서류를 보여 달라고 해도 수입상은 응하지 않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로 대중국 수출이 위축되자 각종 무역사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4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기존에 개인 간에 성행하던 보이스피싱형 국제사기가 무역 분야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종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선금을 받고 잠적하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특히 무역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오더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 떠밀려 쉽게 각종 수수료, 선금 송금, 선물제공 및 접대 등을 요구하는 사례로 피해를 입고 있다. 주로 수천달러 규모의 수수료와 선수금 사기는 별도로 구제를 받기에는 실익이 없어 수출업체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들 사기단은 전화와 메일 등을 통해 각종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먼저 인보이스(견적송장)를 요구하고, 신속하게 상담을 진행한 후에 수입조건을 확정해 해당 수출기업의 기대를 부풀게 한다. 계약조건을 마무리 하고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 계약서에 대한 공증 및 환전수수료를 요구하곤 한다. 이런 요구가 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해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한다.

무역협회는 반대로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하려다가 선급금만 떼이고 연락도 두절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현지 수출상으로부터 오더 준비금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거래액의 30%를 먼저 송금한 뒤에 구좌를 자주 변경하고 위조된 송금서류까지 보내오면서 분쟁에 휘말린 사례도 있다. 이밖에 전시회 등에서 명함을 교환한 후에 연락해 큰 물량을 계약할 것처럼 운을 뗀 후에 갖가지 선물이나 접대를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 상대방이 개인 전화번호만 알려주거나 사무실 방문을 거절하는 경우도 일단 의심하고 실제 사업자등록증(영업집조)을 확인하는 최소한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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