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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과 함께 게임을...팬 페스트는 ‘소통의 현장’
입력 2016-01-24 08:33 
귀신같이 카메라를 알아 본 홀랜드가 게임 도중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게임기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미소가 번졌고,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게임기 조종기를 잡고 있는 이는 좌완 투수 데릭 홀랜드. 그는 선발된 팬과 즉석에서 야구 게임 대결을 벌이는 이벤트를 진행중이었다.
마운드 위에서는 진지한 홀랜드지만, 이날 그는 신나게 ‘망가졌다. 게임 도중 카메라를 발견하고 익살스런 포즈까지 취했고(사진), 바로 옆에서 사인회를 진행중이던 추신수와 델라이노 드쉴즈를 향해 프리 게임(free game)!”이라고 소리를 치며 장난을 쳤다.
홀랜드는 이날 팬과 야구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24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6 레인저 팬 페스트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날 글로브라이프파크에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7500여 명(구단 집계 기준)의 팬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팬 페스트는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팬들과 만나는 자리다. 단순한 만남을 넘어 정규 시즌 도중에는 어려운 팬들과의 소통에 도전한다. 홀랜드가 몸소 보여준 자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팬 페스트를 찾은 팬들이 그라운드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평소 팬들에게 접근이 제한됐던 클럽하우스도 이날은 특별히 문을 열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또 하나 대표적인 장면이 있었다. 팬 페스트에서 가장 먼저 진행된 존 다니엘스 단장,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팬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한 소년은 다니엘스 단장에게 당찬 목소리로 조너던 루크로이와 제이 브루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부족한 좌익수와 포수 자리를 보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돌직구를 던졌다.
예상치 못한 당찬 질문에 행사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그러나 답변은 진지했다. 다니엘스 단장은 좌익수 자리에는 현재 우리 팀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현재 자원에서 경쟁을 시킬 것임을 예고했다.
포수에 대해서는 FA 시장과 트레이드를 모두 고려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기대되는 영입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루크로이는 스프링캠프 기간에라도 트레이드가 되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몇 가지 논의가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현상에 대해 차분하게 대답했다. 지금 우리 선수들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마무리로 선수단 사기를 관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존 다니엘스 레인저스 단장과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팬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고 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다니엘스와 배니스터는 이 자리에서 또 한 가지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식을 전했다. 오는 4월 2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 배니스터 감독의 바블헤드(머리가 흔들리는 인형)를 증정품으로 제공하는데, 이 바블헤드는 지난 시즌 휴스턴과의 경기 도중 일어난 벤치 클리어링에서 배니스터가 상대 감독 A.J. 힌치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것에서 컨셉을 가져왔다(물론 바블헤드의 표정은 미소 짓고 있다).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텍사스와 휴스턴 두 팀의 라이벌 관계를 뜨겁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이후 배니스터와 힌치는 친분을 되찾았다).
소통의 목적은 희망이다. 팬 페스트는 팬들에게 다가오는 새 시즌, 혹은 그 너머를 기대하게 만드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이날 다니엘스 단장은 올해로 계약이 만기되는 주전 3루수 아드리안 벨트레에 대한 계약 연장 의지를 드러내며 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
레인저스 홈경기 때마다 달리기 경주를 하는 인형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레인저스 구단은 이번 시즌 이들을 바블헤드로 제작, 홈경기 때 증정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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