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매도종목 받아낸 개미들 `눈물`
입력 2016-01-22 16:03  | 수정 2016-01-22 21:53
연초 급락장에서 외국인들이 줄기차게 쏟아낸 매물을 받아낸 건 대부분 개미들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매물 공세가 워낙 거센 탓인지 현재까지 개미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들 주가 성적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 주가가 하나도 예외 없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129만원에서 113만원대까지 10.2% 떨어진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항공우주(-19.5%) SK하이닉스(-13.5%) 호텔신라(-17.7%) 현대차(-8.1%) 기아차(-11.3%) LG화학(-7.0%) 신한지주(-7.5%) 등 주가가 모두 속절없이 떨어졌다. 초과수익을 거두기는커녕 같은 기간 6.2% 하락해 조정을 겪은 코스피 등락률조차 쫓아가지 못한 것이다. 지난 18~20일에는 SK하이닉스 호텔신라 신한지주 현대증권 등 10개 중 4개 종목이 52주 신저가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올해 개인들이 사들인 종목의 공통점은 대부분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주식이라는 점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함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물량을 받았던 한국항공우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은 죄다 올해 외국인 매도 상위 종목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거꾸로 올해 개미가 팔았던 종목인 한국전력(1%) 한미사이언스(29.1%) BGF리테일(20.4%) 하이트진로(20.7%) 롯데케미칼(3.7%) 등 주가는 줄줄이 상승했다. 개미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현상이 어김없이 재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개인의 투자 성과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꼽는다. 개미들이 반복적으로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위험 관리 노하우를 갖추지 않아서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개인은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나 같은 정보에 대한 '분석력'에 있어서도 외국인보다 뒤처지기 쉽다.
이에 따라 예측하기 힘든 장세에서는 개인이 차라리 외국인 매매 패턴을 모방하는 게 낫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코스피 변동성이 심하고 지수가 하락할 위험이 높을 때일수록 개인이 섣불리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외국인을 따라 하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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