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지원 더민주 탈당 "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
입력 2016-01-22 14:43 
박지원 더민주 탈당/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더민주 탈당 "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2일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권노갑 상임고문 등에 이어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박 전 원내대표도 당을 떠난 것입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야권내 특정 세력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제3지대에 머물며 야권 통합을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박 전 원대대표의 탈당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떠난다.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분열하면 패배하고 통합단결하면 승리한다"며 "김대중 정신과 함께 하는 전국의 동지들을 위해 저부터 시작하겠다. 야권 통합에 의한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기 위해 혈혈단신 절해고도(絶海孤島·뭍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 가운데의 외로운 섬)에 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비판해온 문재인 대표에 대해 "저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저에게 좋은 제안도 많이 했다. 그러나 함께 하자는 문 대표의 제안은 분열을 막을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대통령께 용서를 빌었고 이희호 여사를 찾아뵈었다"면서 "이 여사는 '꼭 합하세요.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야권 통합과 관련, "박준영 천정배 박주선 김민석 네 분을 만나 당신들이라도 통합하라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며 "여기에 정동영 전 의원도 합류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핵심 실세였던 박 전 원내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특별검사가 수사에 나섰던 대북송금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지만, 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로 복귀했고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제1 야당 대표직을 놓고 문 대표와 대결을 벌여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지난 9월 비리 전력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공천혁신안에 반발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지난달 13일 당을 떠난 안철수 의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은 모두 18명으로 늘었고, 더민주 의석수는 127에서 109석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추가 탈당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영록 이윤석 박혜자 이개호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표의 사퇴의사 표명 이후 당분간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잔류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현역 의원의 정당 선택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며 "제가 그분들의 공천을 거들거나 책임져줄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과 함께 대여 전선에서 '찰떡공조'를 보여 '박(朴) 남매'라는 별칭을 얻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당 잔류에 대해서는 "남매는 혈연이기 때문에 곧 만날 것"이라며 "남매라고 해서 꼭 한 집에 살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더민주는 박 전 원내대표가 맡았던 국회 정보위원 자리에 추미애 의원을 보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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