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믿을건 달러뿐" 대신證 달러RP 1억弗 뭉칫돈
입력 2016-01-21 17:14  | 수정 2016-01-21 20:09
중국 한국 등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판매한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잔액은 최근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인 2015년 초 2000만달러 대비 5배 이상 늘어났고 3개월 전과 비교해도 2000만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RP는 금융회사가 일정 기간 후에 확정금리를 주고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된 채권으로 달러 RP는 원화가 아닌 달러로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증권 RP는 투자자가 연 2% 확정금리에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1년 전 1084원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대로 급등했다. 이 기간 달러 RP를 매수한 투자자라면 환차익 12%에 연 2% 확정금리를 더해 총 14%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된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찾는 투자자도 많다. 달러 ELS는 기존 ELS와 동일하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자에게 미리 약정한 수익을 지급하는데 다만 투자가 달러화로 이뤄져 추가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4월 판매를 개시한 달러 ELS의 누적 판매금액은 325억원에 달한다.

미국 달러가 강세로 가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짜인 KOSEF미국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ETF도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량이 급증했다. 두 상품 모두 지난 3개월간 수익률이 7.37%, 14.2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거액 자산가들도 달러 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주식시장 부진 장기화와 달러 강세에 대비해 최근 고객 포트폴리오 내 달러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13원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높아졌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금융투자기관도 많은 편이다. 대신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300원, 연내 고점이 138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부진해 요즘 팔리는 상품이 달러 자산밖에 없다"며 "달러 자산 인기는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중장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시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시장 금리가 떨어졌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95%로 사상 첫 1%대에 진입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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