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빚 못 갚게 방해하고 버스회사 빼앗은 기업사냥꾼들…대표이사 명의를 담보로 받고 일부러 빌려준 돈 못 갚게
입력 2016-01-21 13:33  | 수정 2016-01-22 09:27
빚 못 갚게 방해하고 버스회사 빼앗은 기업사냥꾼들…대표이사 명의를 담보로 받고 일부러 빌려준 돈 못 갚게

운영난에 시달리는 전세버스 회사에 접근해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이를 빌미로 회사를 빼앗은 전문 기업사냥꾼들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표이사 명의를 담보로 받는 조건으로 전세버스 회사에 돈을 빌려준 뒤 일부러 이를 갚지 못하게 하고는 회사를 빼앗아 버스를 팔아치운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공갈)로 이모(6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 전세버스 회사를 운영했던 이들은 2010년 8월 경기도 부천의 모 전세버스 업체에 접근해 대표이사 명의와 주식을 담보로 받고 1억원을 빌려줬습니다.

버스회사는 변제 기간 안에 값을 돈을 준비했지만 이들은 회사의 다른 빚을 자신들이 마음대로 대신 갚고서 그 돈까지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등 버스회사가 돈을 갚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는 회사 대표를 협박해 회사를 빼앗았습니다.


회사를 장악한 이들은 버스를 팔아 치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공무원 이모(55.불구속 입건)씨는 이들이 버스를 매각하는 동안 편의를 제공해 주고 2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어 이들은 2012년 1월 다른 전세버스 업체를 인수하고 차량을 팔아치웠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들이 얻은 부당이득은 확인된 것만 4억 3천만원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개인버스 소유주가 관광회사 명의를 빌려 사실상 자영업 형태로 운영하는 '지입차주'들에게도 돈을 뜯어냈습니다.

이들은 업체 대표의 도장이 찍힌 말소증이 없으면 지입차주들이 업체를 옮길 수 없다는 약점을 노려 이들에게 대당 400만원을 내라고 요구해 총 2천만원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기업사냥 때문에 한 버스회사 대표는 이혼하고 노숙자로 전락하기도 했다"며 "또 말소증을 사지 않은 지입차주들은 버스를 영업용으로 등록하지 못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버스 업체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범행을 계획했고, 운영난을 겪는 업체에 대한 정보는 전세버스 기사들과 대부업체 등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인수한 업체들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여죄를 수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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