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키스탄 탈레반 공격에 직접 총들고 맞선 교수, '교육의 순교자' 애도
입력 2016-01-20 20:43  | 수정 2016-01-21 16:00
파키스탄 탈레반/사진=트위터 캡처
파키스탄 탈레반 공격에 직접 총들고 맞선 교수, '교육의 순교자' 애도



20일 파키스탄 북서부 차르사다의 바차칸 대학교에서 벌어진 파키스탄탈레반(TTP)의 총격 테러 때 한 교수가 학생들을 지키고자 총을 들고 테러범과 맞서다 숨져 많은 이들이 애도했습니다.

이 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던 시에드 하미드 후사인(34) 교수는 이날 오전 학교에서 총성이 들리자 제자에게 건물에 있으라고 한 뒤 권총을 들고 나섰습니다.

후사인 교수는 무차별 총격을 하는 테러범을 상대로 응사했으나 결국 테러범의 총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당시 이 모습을 본 지질학과생 자후르 아메드는 "테러범 두 명이 (후사인 교수를 향해) 총을 쐈다"며 "나는 가까스로 벽을 뛰어넘어 달아났다"고 AFP통신에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도 후사인 교수가 총을 들고 테러범과 싸우던 모습을 봤다고 현지 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학생은 "테러범 세 명이 '신(알라)은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우리 학과 쪽 계단으로 달려왔다"면서 "교실에 있던 한 학생은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후사인 교수가 총에 맞아 쓰러졌고 이후 테러범들이 행정실로 들어가는 틈을 타 우리가 달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학과 학생인 무함마드 다우드도 "테러범들이 후사인 교수를 바로 겨냥해 총을 쐈다"며 "(후사인 교수는) 진정한 신사였고 훌륭한 선생님이었다"고 애도했습니다.

후사인 교수는 영국에서 유기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이 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 파키스탄 네티즌은 후사인 교수의 사망 소식을 잇달아 트위터에 올리며 슬픔과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학자이자 언론인인 라자 아마드 루미는 그의 사망소식을 알리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그를 '교육의 순교자'라고 불렀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1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페샤와르 학교 테러 이후 교사가 교실에 총기를 들고 들어가는 것이 허용됐습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테러범과 싸우는 것은 교사의 일이 아니라며 반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