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앞으로 학교 교실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이 게임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교육용 버전을 선보이며 교육컨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19일(현지시간) 앤서니 샐시토 교육담당 부사장이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마인크래프트는 사용자가 블록 모양 재료를 가지고 가상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이른바 ‘샌드박스 장르 게임이다. 사용자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작게는 통나무집에서 크게는 도시 전체에 이르는 온갖 구조물을 거의 제한없이 만들 수 있다. 2009년 출시 이래 PC·모바일용으로 7000만카피 이상이 팔린 히트작이다.
‘교육용 버전은 학교 현장 특성을 감안한 여러 기능이 추가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내줄 과제물을 구성하고 사용할 재료를 지정해줄 수 있다. 교사 각자가 구상한 교육내용을 올리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전용 커뮤니티 사이트도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면 즉시 다운로드받아 학생들에게 보내 교육자료로 쓸 수 있다. 학생들도 자기가 만든 작품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MS는 ‘교육용 버전 제작을 위해 마인크래프트의 교육용 모드(Mod, 원작 프로그램을 목적에 맞게 일부 수정한 버전)인 ‘마인크래프트에듀를 인수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40개국 7000여개 학교에서 쓰이고 있을 만큼 교육현장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MS는 마인크래프트에듀를 기초로 일부 수정을 가해 자사 ‘교육용 버전을 제작, 올 여름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인크래프트에듀를 개발한 스타트업 ‘티처게이밍의 조엘 레빈 설립자는 마인크래프트를 교육에 활용하는 법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가령 학생들은 재료를 쌓으며 도시계획과 엔지니어링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나 국가의 모형을 만들어 역사 교육에 활용할 수도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이 서로 도우면서 협동심과 사회성도 길러진다.
이번 신제품으로 MS는 성장세 높은 유망산업인 교육용 소프트웨어·디지털 컨텐츠 부문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길 기대 중이다. 실제 미국 유치원생~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4년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5.1% 성장한 83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2010년과 비교해서는 12% 넘게 뛴 규모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구글이 크롬북과 구글박스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반면 MS는 실적이 저조한 편이었다. 300만달러 넘는 매출을 올리며 잘나갔던 마인크래프트에듀를 활용해 이런 상황을 뒤집겠다는 게 MS의 판단이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MS가 2014년에 마인크래프트를 25억달러란 거금을 주고 인수한 것도 교육용 컨텐츠로서의 높은 잠재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앤서니 샐시토 부사장도 교육자들이 학생들과 더 긴밀한 소통을 나눌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