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망 23건 중 3건만 살인죄…"살해 의도는 없어"

【 앵커멘트 】
법원이 자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학대 부모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15년간 부모가 기소된 아동학대 사망사건 23건 중 살인죄가 적용된 건 고작 3건뿐이었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게임과 성관계에 방해된다며 10개월 된 아들의 배를 상습적으로 발로 차 숨지게 한 20대 부부.

폭행치사죄로 기소돼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8살 난 의붓아들의 성기를 수차례 폭행해 쇼크로 숨지게 한 비정한 어머니 역시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모두 부모가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건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보고 살인죄가 아닌 치사죄를 적용한 판결입니다.

'치사죄'의 경우 형량이 징역 3년 이상으로, 살인죄보다 처벌이 약합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실제로, 최근 15년 동안 부모가 재판에 넘겨진 아동학대 사망 사건 23건 가운데 살인죄가 적용된 건 3건뿐이었습니다."

의붓딸을 30분 넘게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울산 계모 사건'이 살인죄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지만, 이 사건 역시 1심에서는 상해치사죄만 인정돼 큰 공분을 샀습니다.

▶ 인터뷰 : 김보람 / 변호사
-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경우에도 존속살해나 성인 간 살인사건과 마찬가지의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체 아동학대 중 부모에 의한 학대가 80% 이상 차지하는 만큼, 처벌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myhan@mbn.co.kr]

영상취재: 박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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