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럽 금리인하·원유감산 등 빅이슈 수두룩
입력 2016-01-19 17:31  | 수정 2016-01-19 21:23
중국 실물경기 지표가 확인되면서 중국과 한국 증시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을 멈추기엔 역부족이다. 중국 성장률이라는 한 고비는 넘겼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증시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6.8%)을 발표하면 서 1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22% 오른 3007.74를 기록하며 7거래일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그동안 상하이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던 중국 실물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상당 부분 덜어낸 덕분이다. 물론 지난해 경제 성적표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연간 성장률은 6.9%로 1990년(3.8%)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는 점에 더 주목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설령 중국 GDP가 기대보다 훨씬 높게 발표됐더라도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을 것"이라며 "예상에 부합한 것만으로도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일단 지표가 확인됐으니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적인 부양책을 기대하는 심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가 모처럼 반등하자 이날 코스피도 전날보다 0.6% 상승해 1889.64로 마감했다. 가까스로 바닥을 디디고 올라왔지만 외국인은 어김없이 주식을 279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32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순매도해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33거래일 연속)을 단 하루 남겨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지표가 기대를 크게 밑돌지 않았으나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쇼크 수준은 아니지만 유가를 반등시키고 유가와 연동되는 외국인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미국·중국(G2) 정책 대응'과 '유가 바닥' 등을 확인하고 움직이려는 관망 심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각국 부양 기조가 강해지거나 미국 긴축 기조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국내 증시 턴어라운드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2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중요한 변곡점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에서 예금금리를 예상보다 더 낮추고 돈줄을 풀면 좋겠지만 아직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 FOMC 회의에서 연내 유동성 긴축 속도를 늦추겠다는 경기 친화적 발언이 나올 여지가 높다"며 "미국 출구전략 지연이 가시화한다면 증시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한다면 지수가 더욱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코스피에서 연일 이어지는 외국인 매도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G2 경기보다도 경기에 따라 흔들리는 '유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원유 공급과잉으로 유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수요까지 받쳐주지 못하면 추락을 막을 길이 없다.
그러나 당장 공급에서 해결책이 나와줘야 하는 만큼 올해 유가와 증시 반등은 1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조기 회동이 열리는지에 달렸다.
강현철 부장은 "올해 6월로 예정된 OPEC 정례 회의에 앞서 3월께 조기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3월 초 조기 회동에서 생산 감산에 합의하면 완전히 분위기가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말 감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듯이 혹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분위기가 더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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