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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디벨로퍼가 한강변 개발한다
입력 2016-01-19 17:06  | 수정 2016-01-19 19:47
서울 한강 여의마루 개발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와 공동 발표한 '한강 자연성 회복·관광 자원화 추진 방안' 4대 핵심사업을 선정해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시는 단순 개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운영·관리 방안을 담은 사업기획을 기본 계획부터 반영하는 디벨로퍼형 민자 사업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 용지 3만5000㎡에 총 1933억원을 들여 수상시설인 통합선착장과 피어데크, 육상시설인 여의테라스와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한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첫 사업 절차인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기술을 맡을 엔지니어링 업체와 함께 사업기획을 담당할 컨설팅 업체를 입찰한다. 서울시가 대형 민자사업에서 엔지니어링 업체와 컨설팅 업체를 함께 작업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지어진 세빛섬이다. 총면적 2만382㎡ 복합 수상문화 공간으로 수상레저와 공연·전시·컨벤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2009년 3월 착공해 사업비 1390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완공됐다. 특혜 시비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고 특히 운영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3년간 개장이 미뤄지다 2014년 10월 문을 열었다.
당시 시행사인 플로섬은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임차료와 인테리어 투자비 등 부담으로 운영사를 찾지 못했고, 결국 플로섬 최대주주인 효성이 운영을 맡으면서 얼떨결에 '직영' 체제가 됐다. 사업비도 기존 662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다수 민자사업은 하드웨어인 개발에 집중하고 운영·관리는 소홀해 준공 이후 건물 활성화가 안 됐다"며 "세부 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부터 콘텐츠 개발과 수익성 확보 등 운영 방안을 면밀히 세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시행사가 개발 사업자가 직접 운영·관리까지 맡는 디벨로퍼형 사업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최근 MDM과 네오밸류를 비롯해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운영·관리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일본 미국 등처럼 개발과 운영을 함께 추진한 경험이 있는 디벨로퍼가 많지 않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사업자 공모 방침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건설사와 리테일을 계열사로 거느린 일부 대기업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확보도 과제다. 시는 이 사업이 준공되면 한강 내 페리부터 유람선, 요트까지 다양한 선박이 드나들고 보행시설과 복합문화시설도 들어서 관광과 쇼핑, 문화공연 관람이 한번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는 세빛섬과 한강 전망 카페 등에 비하면 지하철이 가까워 접근성이 양호하고 유동인구도 많아 다른 한강변 민자사업에 비해 사업 여건은 좋은 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세빛섬은 시가 공공성을 강조한 나머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행사 유치에 제약이 있고 입점한 음식점 가격 인상도 서울시 허가를 받아야 하다 보니 개장 이후 흑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변이라는 이유로 시의 공공성 요구가 커지면 민간 입장에서 경영난에 빠질 수 있고 한강 관광 명소라는 취지도 퇴색될 수 있는 만큼 민간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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