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SCI선진지수 걸림돌 하나 없앤다
입력 2016-01-15 15:59 
우리나라 정부가 올해 MSCI 선진국시장 지수 편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 그동안 24시간 외환거래 허용과 더불어 양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외국인 투자등록제(ID제도)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가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포함시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5일 방한한 헨리 페르난데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을 만나 한국 증시를 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MSCI 회장이 방한한 것은 4년 만이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임 위원장은 페르난데스 회장과 면담하면서 한국 증시 규모와 안정성에 대해 설명하며 선진국 지수 편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해짐에 따라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초 금융위는 기획재정부·한국거래소와 함께 워킹그룹을 꾸려 홍콩 MSCI를 방문하기도 했다. 워킹그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여러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자본시장 제도도 일부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ID제도 개선이다. 외국인이 주문은 통합 계좌로 하더라도 결제는 각 계좌에서 하도록 한 ID제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해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란 문제 의식 아래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통합결제계좌(옴니버스 어카운트)를 허용하는 ID제도 개편안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려면 각자 고유 ID를 부여받아 개별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건별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옴니버스 어카운트가 허용되면 증권사가 자기 고객들 거래 내용을 통합해 보고하면 된다. 그만큼 투자자로선 보고의무가 간소해지고 투자도 수월해지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합결제계좌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종목별 외국인 지분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시스템은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4시간 외환시장 개설에 대해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SCI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24시간 환전을 할 수 있는 역외시장 개설을 외환 자유화의 척도로 보고 있으나 정부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불허하고 있다. 이번에 금융당국이 외국인 ID제도를 개선하며 선진지수 편입 의지를 보여주긴 했지만 여전히 외환시장 규제가 걸림돌로 남아 있는 것이다. MCSI 시장 분류는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할 때 따르는 지침 기능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투자가들에게 영향력이 큰 MSCI는 한국을 여전히 신흥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가는 과정에서 MSCI 신흥시장으로 분류된 우리 증시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금이 5조~10조원 이상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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