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혁신적인 문화를 되찾겠다며 관리자를 없앤 미국 온라인쇼핑 스타트업 자포스닷컴(Zappos.com)의 토니 셰이(42·사진) 최고경영자(CEO).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조직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그의 기대와 달리 해가 바뀌어도 인재유출과 조직내 업무지연 등 진통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포스의 아룬 라잔 수석 운영담당은 지난해 ‘홀라크라시(Holacracy·보스없는 조직체제) 선언이후 전체 직원의 18%인 260여명이 퇴사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당시 셰이 CEO는 협업을 강화하고 관료적 문화를 없애는 회사 방침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나라”고 전직원에 이메일을 보냈다. 발표 직후 몇달만에 200여명이 회사를 떠났을 때만 해도 셰이 CEO는 진통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60여명이 추가적으로 사표를 썼다. 이전에는 자포스의 연간 퇴사자는 10~20여명에 불과했다. 두둑한 성과급과 직원복지, 자유로운 조직 문화로 미국내 ‘좋은 직장 상위 순위에 늘 올랐기 때문이다.
진통은 직원 퇴사로만 끝나지 않고 있다. 최근 자포스는 온라인 쇼핑 서버시스템을 아마존의 수퍼클라우드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중대 작업을 진행중인데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직원들이 대거 퇴사해버렸다.
작년 말까지 끝내려던 홈페이지 개선작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많은 자포스 직원들은 워싱턴포스트지(WP)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에게 보고서를 내야할지, 무슨일을 지금 해야할지 아직도 헷갈린다”며 이상한 개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WP는 자포스가 당장 폐업위기를 맞은 것은 아니지만 당초 자기결정적 업무추진 문화를 만들려든 셰이 CEO 혁신이 또 한번 ‘타격을 받고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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