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연예 사(思)] 쯔위 아닌 쯔위 둘러싼 이들의 ‘잘못’ 그리고 과제
입력 2016-01-15 12:58 
[MBN스타 유명준 기자] 만 16살인 트와이스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정치적 색을 드러냈다? 중국인들의 오버고 확대해석이다. 그러나 쯔위가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한국 방송에서 흔든 것은 이런 오버와 분리해 생각할 문제다.

쯔위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청천백일기를 흔든 것과 관련해 중국 누리꾼들은 쯔위와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를 향한 비난을 그치지 않고 있고, 이에 JYP는 트와이스의 중국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거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이 태도에 대해 JYP를 향한 국내 누리꾼들의 비난도 거세다. 쯔위가 정치적 색을 드러냈다는 중국인들 주장 자체가 황당한데, JYP가 중국에 너무 저자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일면 맞는 말이다. 여기에 쯔위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중국 누리꾼들의 요구에 JYP가 응할 경우에는 아마 국내 누리꾼들의 비난은 한층 더 거셀 것이다.

그런데 쯔위가 정치적 색을 드러냈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확대해석을 거둬내고 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청천백일기는 중국과 대만 모두에게 민감하다. 쯔위가 자기 나라의 국기를 흔들었을 뿐인데, 그게 무슨 문제인가라는 ‘한국 누리꾼들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한국인의 입장일 뿐이다.


2013년 대만가수 데저트 쉬안이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에서 청천백일기를 펼쳐들었다가 논란이 일었다. 결국 대만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베이징 공연은 취소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에는 청천백일기가 런던 시내 중심가에 걸렸다가 중국 측의 항의로 내려졌고, 이는 다시 대만 측 항의로 하루 만에 청천백일기가 아닌 대만 올림픽기를 거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된 적도 있다.

그만큼 청천백일기를 펼친다거나 거는 행위는 중국과 대만 양국에게는 민감하다.

이런 중국과 대만의 대립은 쯔위의 이번 사안이 쯔위 개인에게 책임을 지게하는 게 아니라, 민감한 역사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던 JYP와 MBC ‘마리텔 제작진에게 해명케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대중문화가 단순히 한국이 아닌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상황에서, 관계자들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쯔위 사태가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