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가 무심코 흔든 자국 국기의 파장은 너무나도 컸다.
한창 주가를 높여가던 걸그룹 트와이스가 큰 암초를 만났다.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TV 방송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든 게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예상보다 심각한 현지 반응에 논란까지 불거져 만 하루가 채 되기 전에 광고가 취소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쯔위의 정치색 논란은 지난해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쯔위는 방송에서 태극기와 대만 국기를 함께 흔들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중국인들이 쯔위의 정치색이 의심된다”며 논란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지난 14일 트와이스가 인터넷상 루머에 휘말리게 돼 유감”이라며 오해가 풀릴 때까지 현재 예정된 쯔위의 활동을 중단한다. 우리 회사는 중국 정치와 관련해 어떠한 정치적 주장이나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16세 소녀인 쯔위 역시 정치적 경험이 제한적이고, 특정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JYP는 유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사과의 뜻을 밝혔다. JYP 측은 최근에 온라인상에서 자사 소속 아티스트인 쯔위가 ‘대만독립운동자란 소식이 퍼지고 있으며 불확실한 소식으로 인해 여러분들께 드린 불편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JYP는 자사 아티스트 쯔위 본인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대만은 쯔위의 고향이고 대만과 쯔위는 끊을 수 없는 관계지만 대만 사람이라고 모두 대만독립운동자가 아니다. 쯔위는 어떠한 대만독립적인 발언도 한 적이 없으며 온라인상에서 퍼진 쯔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는 여론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발빠른 사과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여론은 심상치 않다. 중국에서 대만 독립 문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쯔위가 모델로 활동 중인 LG유플러스는 광고 철수라는 강수를 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쯔위가 출연한 Y6 온라인 광고를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사이트와 유튜브에서 동영상 광고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중국 내 쯔위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 이 같이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이와중에 정작 대만에서는 집권당인 국민당이 쯔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국민당은 총통 선거를 이틀 앞둔 14일 공식 페이스북에 국기 사진과 쯔위를 지지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를 두고 대만뿐 아니라 각국 네티즌들은 쯔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민당의 행보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쯔위와 JYP로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그저 ‘벙어리 냉가슴이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트와이스의 중국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트와이스는 몇몇 중국 방송국 설날 특집 프로그램 녹화를 마쳤거나 앞뒀지만 현재로서 방송(출연)이 불투명한 상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