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겹겹경사` 경남은행
입력 2016-01-14 17:30  | 수정 2016-01-14 23:14
경남은행이 지난 한 해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9월까지 당기순이익이 이미 작년 전체 순익의 2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 은행 인수전 여파로 거래를 끊었던 경남 지역 상공인들과 지역 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거래를 재개한 덕분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서 지방은행 중 최대 수혜자로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저축성 예금보다 훨씬 싸게 조달할 수 있는 핵심예금의 월중 평균잔액도 처음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의 지난해 9월까지 누적 당기순익은 2027억원으로 2014년 순익 922억원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손교덕 경남은행장(사진)은 "2015년은 민영화 원년이었다. 쉽지 않은 한 해였다"며 "민영화 이후에도 지방은행의 역할을 다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경남은행은 2014년 10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에 따라 BNK금융지주에 편입됐다. 이 여파로 경남 지역 상공인들이 경남은행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등을 돌렸다. 경남 지역 상공인들이 경남은행을 인수하고자 한 노력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손 행장은 지난해 지역 상공인의 분열된 정서를 하나로 모으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손 행장은 "지역 내 오피니언 리더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지자체와 주요 공공기관도 방문해 민영화 이후에도 변함없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5월 경남상공회의소와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경남 지역 내 자치단체와의 금고 재계약 100%를 달성했다.
특히 경남은행이 지난해 12월 핵심예금 월중 평균잔액 증가액이 1조1000억원을 돌파한 점이 주목된다. 핵심예금이란 저원가성 예금으로 은행이 저축성예금보다 훨씬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금이다. 경남은행의 전체 핵심예금 월중 평균잔액은 6조48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예수금에서 핵심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12월 21.5%에서 지난해 12월 24.3%로 2.8%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중 유일하게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NIM이 2.12%로 전년 말 대비 0.20% 증가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10월 계좌이동제 도입 이후 지방은행 가운데 계좌의 순유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경남은행 계좌 순유입이 3000좌 정도"라며 "다른 지방은행은 1000좌 정도 순유출됐다"고 전했다. 손 행장은 "2015년 3월부터 계좌이동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손 행장은 계좌이동제가 핵심예금 증대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손 행장은 올해엔 지역특화 상품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경남의 미래 50년 핵심 전략산업과 울산광역시 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상품으로 '클러스터대출'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지역 중소기업,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소호전용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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