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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합리적투자 원칙 지킨 겨울행보
입력 2016-01-14 05:56 
두산 베어스가 합리적 원칙을 지킨 스토브리그 움직임을 보였다. 더스틴 니퍼트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계약을 맺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겨울행보에 뚜렷한 원칙이 보인다. 바로 합리적인 투자다.
두산은 13일 최후의 자유계약선수(FA)였던 고영민과 1+1년 최대 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기본 연봉 1억5000만원에 인센티브가 2억원이 붙은 형태다. 고영민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두산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고영민이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거기에 두산 야수진도 계속 세대교체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상황.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야수를 결국 품에 안았다.
스토브리그가 열리면서 두산은 뚜렷한 원칙을 갖고 접근했다.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을 추진하되 최대한 두산 소속의 구성원을 지키자는 목표였다. 결국 계약 완료가 길어졌지만 구단이 처음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가 된 모습이다.
오재원도 순조롭게 잔류시켰다. 오재원은 4년 38억원의 조건으로 두산에 남게 됐다. FA를 앞둔 최근 성적을 고려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계약. 특히 FA 시장의 거품이 심화된 상황에서 상식적인 계약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만약 오재원이 군사훈련을 하지 않고 시장에 나왔다면 더 높은 몸값을 받았으리라는 설도 있다. 또한 일부 언론을 통해 조건에 대해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 관계자는 애초에 몸값 차이는 크지 않았다. 양 측 모두 잔류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에 몇 차례 만남만에 순조롭게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FA 시장이 사실상 닫힌 상황에서 오재원의 자존심은 살려 명분도 챙기고 실리도 챙긴 계약. 선수에게 끌려다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고압적인 계약으로 선수의 마음도 상하게 하지 않았다.
더스틴 니퍼트의 계약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 6일 두산은 니퍼트와 120만달러에 올 시즌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50만달러에 비해 30만달러가 줄어든 연봉 규모. 올해로 6년차를 맞는 니퍼트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부상으로 부진한 성적(20경기, 6승 5패, ERA 5.10)에 그쳤다.
하지만 9월 중순 부상에서 복귀한 후 전성기의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았다. 포스트시즌에서 26⅔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우는 등 놀라운 활약(5경기, 3승, 32⅓이닝, 2실점, ERA 0.56)을 펼치며 두산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연봉 계약에서 접근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구분했다. 또한 정규시즌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길었던 것도 반영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공은 인정하되 정규시즌의 활약상이 떨어졌기에 소폭의 감액을 결정한 것. 연봉 인하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던 니퍼트도 결국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였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니퍼트에게 연봉 인하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 또한 그 점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수용을 했다”며 계약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연봉인하 폭도 그리 크게 가져가지 않으면서 니퍼트의 사기를 꺾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한 판단이면서 역시 구단의 원칙과 실리도 지켰다.
김현수(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 이적을 택하면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외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영입했고, 곧 외인 타자 영입도 마무리 될 예정이다. 김 단장은 후보에 오른 외인 타자와 계약이 진행 중이다. 해당 선수와 계약을 마무리한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량면에서 확실히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클 외인이라는 귀띔이다.
큰 돈을 들여 외부 FA를 잡는 대신 팀내 유망주를 지켰다. 선발진과 주전 야수진이 탄탄한 만큼 군제대 선수와 재활 선수 및 2차드래프트를 통해 데려온 선수들로 약점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판단. 또한 니퍼트를 포함한 기존 선수들을 잘 잔류시켰다. 외인 타자 영입만 계획대로 잘 마무리된다면 조용하지만 내실 있었던 두산의 겨울행보는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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