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붉은 자켓입고 대국민담화 나선 朴...`국민` 38회·`경제` 34회 언급
입력 2016-01-13 16:35 

13일 신년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차분한 모습으로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국회가 정상으로 돌아와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을 때엔 한숨을 내쉬며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9분까지 1시간 39분 동안 진행됐다. 특히 질의응답에 1시간 8분을 소요해 난맥상에 빠진 정국을 풀기 위한 대국민 호소와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 및 박 대통령의 입장을 자세히 전달하고자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선 박 대통령의 복장은 붉은색 차이나 재킷이었다. 2014년 기자회견에서는 분홍색 재킷을 입었던 박 대통령은 지난해 붉은색 카라 재킷을 입은 바 있다. 평소 옷 색상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드러내왔던 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경제활성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붉은색을 또다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올해가 ‘붉은 원숭이띠의 해라는 점도 붉은색 재킷을 선택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역시나 이날 대국민담화에서는 국민과 경제가 가장 많이 사용됐다. ‘국민은 38차례 나왔고, ‘경제는 34차례 언급됐다. ‘일자리라는 단어는 22차례, ‘개혁이란 단어는 21차례 나왔다. 즉, 국민이 일자리를 얻어야 경제 개혁이 이뤄진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문제점들이 해결돼야 하는 국정 이슈 단어들도 여러차례 나왔다. ‘북한은 19차례, 국회는 18차례 이야기했다.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노동이라는 단어도 16차례 나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 대통령은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로 질문에 조목조목 답변하며 이날의 담화가 ‘근거있는 호소임을 알리는 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 기자가 한번에 여러개의 질문을 던지자 모두 답변한 뒤 제가 머리가 좋아서 기억을 하지, 머리 나쁘면 기억도 못해요”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 대선의 유력주자로 떠오르는 이유에 대해 묻자 박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여러나라 지도자들을 만나보니 반 총장이 성실하고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계시다는 평가를 받더라”라고 말한 뒤, 웃으며 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는 저는 모르겠고, 국민들께 여론조사로 물어보는 게 정확할 듯 하다”고 여유롭게 답했다.
그러나 국회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 박 대통령은 주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경제활성화법의 직권상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대통령은 지금 직권상정 밖에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선 국회의장께서도 국민과 국가를 생각해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완화 추진에 대한 질문에서도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고 얘기하다가 이것도 경제활성화법. 어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금 같은 국회에서 어느 세월에 되겠나. 만들기도 겁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연단 뒤편에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이 배석했고, 지난해와는 달리 국무위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청와대는 기자회견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잘 전달하기 위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레일을 총 2개(직선 1개·곡선 1개) 설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대통령이 서시는 연단과 기자석의 거리도 지난해보다 1m 좁힌 2m로 해서 기자회견 내용을 국민에게 더욱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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