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경영난으로 땅 개발을 보류하면서 삐걱거렸던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지구에 다시 훈풍이 불게 됐다. 서울시가 마곡지구 핵심인 특별계획구역에 '제2 코엑스' 건설을 추진하기로 해서다. 서울시는 SH공사와 함께 특별계획구역을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단지로 꾸미는 기본 구상을 확정해 이르면 올해 개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곡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용역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시와 SH공사는 강남 코엑스처럼 컨벤션홀과 전문 전시장 조성 방침을 확정하고 MICE 산업에 민간업자가 뛰어들 수 있도록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 비율 조정 작업에 나섰다. 올 상반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용지 매각 등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남권에는 상암DMC, 마곡,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 기업과 연구소가 몰리면서 MICE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관련 인프라스트럭처는 거의 없다"며 "서울2030 플랜에서 3대 도심에 이은 광역 중심으로 승격된 마곡이 서남권 MICE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시·컨벤션홀 규모가 강남 코엑스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강남역이나 고속터미널역 지하 상권처럼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이마트 용지를 거쳐 특별계획 제2·3구역 사이 400~500m를 지하철과 연계한 보행 공간으로 조성한다.
고도제한이 완화될지도 관심거리다. 6월 항공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는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마곡지구는 인근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제한구역으로 지정돼 건축물 높이가 58m로 제한돼 있다. 현재로선 10~13층 정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개정된 항공법에 따라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항공기의 비행 안전 등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건물 높이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앞서 강서구청이 실시한 용역에 따르면 30층 이상인 112m까지도 가능하다. 한강기본관리계획 등을 감안하면 90m 선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특별계획구역만큼은 판교처럼 낮고 뚱뚱한 건물을 짓기보다 마곡을 대표하는 고층 랜드마크가 들어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개발 사업성이 개선돼 용지 매각이 한층 수월할 뿐 아니라 이 일대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마곡지구가 벤치마킹한 곳은 프랑스 최초 산업단지에서 유럽 최대 첨단산업단지로 발전한 소피아 앙티폴리스다. 정보기술, 생명공학, 환경 등 첨단산업 관련 기업 1500여 개가 입주해 있으며 주거, 교통, 문화, 여가 등을 골고루 갖춰 기업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경치가 아름답고 녹지가 풍부한 점은 한강이 가깝고 여의도공원(23만㎡)의 두 배가 넘는 마곡중앙공원(50만3000㎡)이 조성되는 마곡지구와 흡사하다.
마곡 주거지역은 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며 많게는 1억~2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주거지역을 제외한 업무·산업단지는 토지 절반가량이 지난해까지 매각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매입한 용지는 일부 또는 전체를 다른 기업이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마곡지구에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젊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 조성에 나선다. 서울시는 올해 20억원을 들여 스타트업 등이 임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공산업 지원시설을 짓기 위한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
SH공사는 현재 100% 분양형인 지식산업센터 대신 리츠가 임대 방식으로 10년 이상 관리하는 '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1인 청년 사업가와 예비 창업자를 위해 주거와 사무실을 합친 공공원룸주택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을 선보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곡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용역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시와 SH공사는 강남 코엑스처럼 컨벤션홀과 전문 전시장 조성 방침을 확정하고 MICE 산업에 민간업자가 뛰어들 수 있도록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 비율 조정 작업에 나섰다. 올 상반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용지 매각 등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남권에는 상암DMC, 마곡,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 기업과 연구소가 몰리면서 MICE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관련 인프라스트럭처는 거의 없다"며 "서울2030 플랜에서 3대 도심에 이은 광역 중심으로 승격된 마곡이 서남권 MICE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전시·컨벤션홀 규모가 강남 코엑스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강남역이나 고속터미널역 지하 상권처럼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이마트 용지를 거쳐 특별계획 제2·3구역 사이 400~500m를 지하철과 연계한 보행 공간으로 조성한다.
고도제한이 완화될지도 관심거리다. 6월 항공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서울시는 마곡지구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고도제한 완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마곡지구는 인근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제한구역으로 지정돼 건축물 높이가 58m로 제한돼 있다. 현재로선 10~13층 정도 지을 수 있다.
마곡지구가 벤치마킹한 곳은 프랑스 최초 산업단지에서 유럽 최대 첨단산업단지로 발전한 소피아 앙티폴리스다. 정보기술, 생명공학, 환경 등 첨단산업 관련 기업 1500여 개가 입주해 있으며 주거, 교통, 문화, 여가 등을 골고루 갖춰 기업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경치가 아름답고 녹지가 풍부한 점은 한강이 가깝고 여의도공원(23만㎡)의 두 배가 넘는 마곡중앙공원(50만3000㎡)이 조성되는 마곡지구와 흡사하다.
마곡 주거지역은 시장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며 많게는 1억~2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주거지역을 제외한 업무·산업단지는 토지 절반가량이 지난해까지 매각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매입한 용지는 일부 또는 전체를 다른 기업이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마곡지구에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젊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 조성에 나선다. 서울시는 올해 20억원을 들여 스타트업 등이 임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공산업 지원시설을 짓기 위한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
SH공사는 현재 100% 분양형인 지식산업센터 대신 리츠가 임대 방식으로 10년 이상 관리하는 '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1인 청년 사업가와 예비 창업자를 위해 주거와 사무실을 합친 공공원룸주택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을 선보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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