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울한 어닝시즌…정유·LG그룹株 덕에 웃어
입력 2016-01-11 17:36  | 수정 2016-01-11 23:13
지난주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삼성전자가 부진한 잠정실적을 공개하면서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지만 예상 밖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종목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유·LG그룹주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11일 매일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시가총액 상위 60대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한화케미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7.8% 급증하고, 롯데케미칼도 438.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케미칼 예상 증가율은 한미약품(1552%), SK(1307%)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2014년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계에선 4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6조5420억원)보다 6.8%(4420억원)나 적게 나오며 실적시즌이 어둡게 출발했지만 정유주 등은 그나마 선전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유가는 이전과 달리 정유사들의 재고 손실이 아니라 정제마진 개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2008년 리먼사태나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처럼 정유제품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저유가가 아니라, 원유 공급과잉으로 인한 저유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서 나온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정유사는 비쌀 때 원유를 사왔다가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손실을 입게 되는데, 저유가 상황에서는 재고 손실과 정제마진 개선이 동시에 일어난다. 현재는 공급 측 요인에 의한 저유가이기 때문에 정유제품 추가 수요 발생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정제마진의 상대적 강세 업황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란의 증산 물량이 국제 유가에 반영되는 올해 1분기까지 현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주 선전도 돋보였다. 증권사들은 LG화학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206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81.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화학 업황 비수기로 화학부문 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전지는 중대형 전지 출하량 증가로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0.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고, LG생활건강은 34.1%, LG전자는 21.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 가격이 지난해 12월에만 6~9% 하락하는 등 악재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달 1971억원에서 이달 1692억원으로 14% 감소했다.
그러나 시총 60위권 상장사 중 17개 종목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DI는 91.0% 감소율을 보여 실적 부진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 삼성SDI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 4분기(389억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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