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軍, 확성기 방송 개시 “타격 시 3~4배 응징”…北도 대남경계 (종합2보)
입력 2016-01-08 15:56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8일 정오를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개시해 전방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확성기 방송시설이 설치된 최전방 11곳에는 이미 최고경계태세(A급)가 발령돼 있고 대북 경계·감시·타격 무기가 보강됐다.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해 8·25 합의로 심리전을 중단한 지 136일만에 다시 이뤄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이뤄진 것인 데다 방송에 김정은 체제와 핵실험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군은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시설을 공격하면 북한군보다 3~4배의 화력을 쏟아부어 응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군이 첫 도발을 감행한 후 추가 도발의지를 꺾지 않고 재차 공격해 온다면 ‘필요한 만큼 충분히 화력으로 응징한다는 방침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가 결정된 만큼 심리전 방송 작전에 빈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만약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시설이나 인근 지역에 포격도발을 감행한다면 필요한 만큼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확성기 설치지역에는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감시장비가 장착된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 무반동총 등도 즉각 응징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 시설에 조준사격을 가하면 유엔헌장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유엔헌장은 자위권을 유엔 회원국의 고유한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유엔헌장 51조는 회원국에 대해 무력공격이 발생한 경우 유엔의 어떠한 규정도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시설을 조준타격한다면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가차없이 보복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성기 방송 개시에 앞서 북한군도 대남 감시를 강화하고 최전방 일부 포병부대의 장비와 병력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전방부대 초소에서는 군인 2~3명이 나와 확성기 방송 내용을 청취하며 받아적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동계훈련 중인 북한군은 핵실험과 맞물려 내부 근무도 강화했다. 다만 포격도발 준비 징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MDL 지역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군은 고정식 확성기 방송을 개시한 지역 중 심리전 효과가 충분하지 못한 곳이 있으면 즉각 최신형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경우 야간에는 약 24km, 주간에는 10여km 떨어진 곳까지 음향을 송출할 수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은 크게 ‘뉴스,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남북동질성 회복, ‘북한 체제 비판 등으로 나뉜다. 방송은 북한의 지난 6일 4차 핵실험도 언급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으로 경제난을 가중하게 됐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확성기 방송에는 일기예보뿐 아니라 라디오 드라마, 최신가요와 같은 연성 콘텐츠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가수 이애란의 ‘100세인생,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핑크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의 가요도 포함됐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도 과거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향뿐 아니라 영상을 동원해 대북 심리전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대북 전광판의 경우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전광판으로 시선을 향해야만 볼 수 있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음향보다는 효과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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