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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보다 높은 현실의 벽…임창용 복귀 힘들다
입력 2016-01-08 14:09 
임창용(왼쪽)에게 손을 내밀어 줄 KBO리그 구단이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임창용(40)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야구계가 친 장벽은 높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은 그보다 훨씬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원정 도박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KBO 규약 제151조 3항에 의거해 시즌 총 경기 수의 50% 출전정지의 징계를 부과했다.
임창용은 현재 무적 신분이다. 지난해 11월 전 소속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방출이다. 임창용은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분명 매력적인 ‘선수다. 임창용은 지난해 55경기에 출전해 5승 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 불혹의 나이에도 KBO리그 복귀 후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뒷문이 약한 구단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다.
임창용의 현역 복귀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다. 방출된 그를 영입하는데 이적료 등은 전혀 없다. 그저 임창용이 이번 징계로 시즌의 절반을 못 뛸 뿐이다. 올해 뛴다는 가정 아래, 임창용은 144경기 가운데 72경기를 결장한다. 개막 전 입단한다면, 후반기부터는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이야기다(시즌 중반 입단 시 그 시점부터 72경기가 적용된다).
그렇지만 삼성은 물론 다른 9개 구단도 선뜻 임창용에게 손을 뻗을 지는 의문이다. 실력은 둘째 치고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임창용의 이번 징계 조항은 품위손상행위다. 최근 들어 KBO가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KBO 상벌위원회는 이번 임창용 건과 관련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일찌감치 의견을 모았다. 악화된 여론과 이미지 실추가 컸다는 것이다. 이는 각 구단들이 짊어지기에 꽤 큰 부담이다. 임창용을 6개월만 쓰려고 데려갈 일은 없다. 40대지만 적어도 2년 이상은 뛸 실력이다. 72경기 결장을 감수할 수 있을 지라도 식지 않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각 구단 관계자들은 임창용 영입과 관련해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임창용의 징계 수위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선뜻 영입할 의사를 피력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원정 도박 스캔들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자칫 임창용 영입 시 그 화살은 해당 구단에게까지 향할 수밖에 없다.
최고 수위의 징계지만 분명 돌아갈 길은 열어뒀다. 그렇지만 그 길을 걸어 장벽을 뛰어넘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한편, 시즌 50% 출전정지의 징계는 KBO리그 내 국한된다. 임창용이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NPB리그 등 해외 진출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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