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풀무원, 한마디 말도 없이 두부·달걀 ‘기습 인상’
입력 2016-01-08 09:35 
왼쪽부터 풀무원 국산콩 두부 찌개용, 풀무원 국산콩 느리게 만든 한모, 풀무원 목초란 15구

두부 업계 1위 풀무원이 7일부터 두부와 계란, 짜장면, 핫도그 등 주력 제품 가격을 소리소문 없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 2011년 두부와 콩나물 등 10개 품목 가격을 평균 7% 올린 후 5년만에 소비자 사전 공지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수퍼마켓 가격을 확인한 결과, 풀무원 국산콩 두부 찌개용(300g)가격은 기존 3100원에서 3350원으로 8.1% 인상됐다. 국산콩 두부 ‘느리게만든한모(340g)는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5.1% 올랐다. 두 제품을 비롯한 풀무원 두부류 제품 36개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6.4%였다.
풀무원 대표 계란상품 ‘목초란 15구 가격은 기존 6300원에서 6500원으로 3.2% 인상됐다. ‘생뉴직화짜장(2인)은 기존 5950원에서 6400원으로 7.6% 올랐다. 풀무원 ‘올바른핫도그(10개, 750g) 가격도 기존 9500원에서 9900원으로 4.2%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마트에 납품되는 풀무원 두부 제품 가격도 이날 일제히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마트에서 판매되는 풀무원 국산콩 두부 부침용(380g)은 기존 3800원에서 3950원으로 3.9%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풀무원이 수퍼마켓과 할인마트 등에 보낸 가격 인상 요청 공문에 따르면 △국산 대두 가격 및 응고제 납품 단가 평균 12.8% 인상 △2013년 대비 유기농 백태 유통 가격 20.9% 인상 △용기및 필름, 외포장제 단가 평균 7.2% 인상△최저임금 및 4대보험료 인상분 적용 등이 이번 가격 인상의 사유다.
하지만 소주값에 이어 두부 가격까지 오르자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을 보인다. 두부업계 시장 점유율 약 49%(201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풀무원이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들의 도미노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소비자 공시 없이 두부 가격을 기습 인상한 것은 최근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풀무원 매출 40%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로서 두부와 콩나물 등을 생산하는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3분기 15억3870만원의 영업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풀무원식품이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2억516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2억7054만원보다 무려 89% 가까이 급감했다.
여기에 내우외환이 겹쳤다.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해외 사업 부진에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풀무원식품 화물지입 차주 파업이 결정타였다. 풀무원식품 해외 사업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은 278억8000만원에 달해 2014년 한 해 영업손실인 228억5000만원을 뛰어넘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실패에도 영향을 미쳤다.
풀무원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지입 차주들의 운송 거부와 폭력행위에 따라 파손된 운송차량이 65대로 이로 인해 중단·지연된 출고 등 직·간접적 피해 금액이 2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식품이 해외 실적 부진과 더불어 국내 사업마저도 파업 여파로 악화되자 주력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지현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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