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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와 1390순위, 쿠퍼스타운에서 만난다
입력 2016-01-07 18:06 
2013년 WBC를 방문했던 켄 그리피 주니어.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1987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지명됐다. 유명 야구선수의 아들이었던 그는 2년 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그해 팀의 주전 중견수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한 차례 리그 MVP를 비롯해 10개의 골드글러브와 7개의 실버슬러거를 휩쓸었다.
또 한 선수는 1년 뒤인 1988년 드래프트에서 62라운드 전체 1390순위로 LA다저스에 지명됐다. 1989년 싱글A 살렘에서 57경기에 나온 것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무대를 거쳤다. 1992년 메이저리그 무대의 맛을 본 그는 1993년 올해의 신인에 선정됐고, 열 차례 실버슬러거를 받았다.
첫 번째 선수는 켄 그리피 주니어, 두 번째 선수는 마이크 피아자다. 둘은 7일 발표된 2016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자 선정 투표에서 각각 99.3%, 83%의 지지율을 얻어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됐다.
두 선수의 드래프트 순위는 모두 명예의 전당 투표 역사에 기록으로 남게 됐다. 그리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선수가 됐다.
반대로 피아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 중 가장 낮은 드래프트 순위로 지명된 선수가 됐다.
드래프트에서 두 선수의 운명은 하늘과 땅처럼 갈렸지만, 결국 실력으로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리피는 역대 최고 득표율인 99.3%로 쿠퍼스타운에 가게 됐다. 내심 만장 일치를 기대했지만, 세 표가 모자라 아쉽게 놓쳤다. 그는 22시즌 중 7시즌을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 석권하며 공수 모두에서 재능을 보여줬다. 1997년에는 56홈런 147타점으로 두 부문 리그 1위를 석권, MVP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모두 차지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시구하는 피아자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피아자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다저스 소속으로 6년 연속,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메츠 소속으로 4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차지하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빛낸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남았다. 2000타수 이상 출전한 메이저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427개의 홈런과 가장 높은 0.545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모습은 ‘어디서 왔느냐가 아닌, ‘어디로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둘은 오는 7월 쿠퍼스타운에서 열리는 입회식을 통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유력 언론 ‘USA투데이는 그리피는 시애틀 매리너스, 피아자는 뉴욕 메츠를 명예의 전당 동판에 새겨지는 모자 소속팀으로 선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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