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 유통공룡 아마존이 반도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자회사인 ‘안나푸르나 랩스를 통해 생산한 반도체에 아마존 브랜드를 달아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안나푸르나는 아마존이 지난해 1월, 3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이스라엘 반도체회사로 인수후 미국 실리콘밸리로 본사를 옮겼다.
이날 안나푸르나는 무선인터넷 라우터와 데이터 저장 장치,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등 가전제품 설계 업체를 타킷으로 전자부품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전세계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ARM홀딩스부터 인가를 받은 기술로 된 비메모리형 반도체도 판매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안나푸르나의 반도체 제조기술은 가정용 기기의 연산 능력과 네트워킹 능력을 향상시키는 칩을 제조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 상품인 ‘알파칩의 경우 최대 4개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다중 네트워크 기술을 지원한다.
작년 아마존이 안나푸르나를 인수할 당시부터 업계에선 아마존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 관련 데이터센터에 안나푸르나 반도체 기술을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날 안나푸르나는 우리의 칩기술은 이미 대만의 아수스텍 컴퓨터와 넷기어, 시놀로지 등의 유명회사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그동안 하드웨어 개발 업체를 여러번 인수한 바 있지만 이런 개발업체들의 제품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기 보다는 인수후 그 기술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는 데 힘써왔다.
지난 2012년에 창고용 로봇개발회사 키바 시스템스를 약 7억75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 사례다. 이로 인해 안나푸르나가 다른 회사에 제품을 직접 팔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알파인칩 판매 이외에 안나푸르나에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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