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식 줄여도 집에선 고급스럽게’ 프리미엄급 식품 선호의 심리학
입력 2016-01-07 16:10 
농심 ‘맛짬뽕’

불황에 비싼 외식은 줄이지만 가정에서만큼은 프리미엄급 식품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존 800원대 봉지라면 시장에 1500원대 중화요리식 짬뽕과 짜장라면 인기가 거세지고 큼지막한 왕교자 만두 역시 대박신화를 써가고 있다.
7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출시한 짬뽕라면 신제품 ‘맛짬뽕이 출시 50일만에 2000만봉지가 팔렸다. 앞서 고급 짬뽕라면 시장에서 선수를 친 오뚜기 ‘진짬뽕도 지난해 10월 중순 출시 후 두 달만에 2000만봉지 판매를 돌파했다.
대체로 면 지름이 3㎜ 이상으로 두껍고 강한 불맛을 제품 안에 잘 녹여 일반 중화요리집 짬뽕과 유사한 맛을 냈다는 점이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고온에서 야채를 볶은 데다 기본 가루스프 외에 고추기름스프를 넣어 일반 라면과 확실히 다른 맛을 강조한다. 농심 관계자는 800원대 라면에 이어 1500원대 라면도 맛만 우수하다면 얼마든지 구매 용의가 있다는 소비자 추세를 확인했다”며 향후 라면 시장 고급화 경쟁의 밑바탕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 역시 ‘만두업계 허니버터칩이라는 애칭답게 매출 대박 신화를 써가고 있다. 겨울식품 대명사였던 만두를 맥주와 섞어 지난해 여름부터 ‘치맥(치킨+맥주) 못지 않은 ‘왕맥(왕교자+맥주) 열풍을 이끌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왕교자의 지난달 매출은 총 121억4500만원으로 만두업계 최초로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12월 첫 출시 당시 월 매출 9억원 남짓이었던 비비고 왕교자는 2014년 12월 48억원을 거쳐 1년만에 매출이 2.5배 늘었다. 지난해 총 매출 820억원을 넘어 올해는 사상 첫 1000억원 매출도 넘보고 있다. 일반 물만두나 왕만두에 비해 겉피가 얇은 교자만두는 그동안 개당 무게가 13g정도였지만 비비고는 35g짜리 왕교자로 나왔다. 가격도 490g 용량에 4000원(대형마트 기준)으로 기존 교자만두보다 30%가량 비싸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얇아진 지갑 사정 탓에 외식은 줄이는 대신 가정에서 조리하기 편리하고 품질도 우수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른바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어났다”며 이젠 가정간편식이 외식과 서로 경쟁하는 수준에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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