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전문가들 "수소탄 실험? 가능성 낮아" 일축
제프리 루이스 "수소탄용 물질 이용한 폭발력 증강 실험 가능성"
IHS "증폭핵분열탄"…백악관 "초기분석, 실험성공 주장과 달라"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기술적 이유'를 들어 회의를 보였습니다.
북한이 현 단계에서 공식 핵보유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 만이 보유한 수소탄 제조기술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든데다가, 수소탄에 쓰이는 '중수소화 리튬'과 같은 연료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수소폭탄용 핵물질을 일부 이용해 기존 핵폭탄의 폭발력을 증강시키는 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핵 전문가로 꼽히는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성공적인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으로 보기에는 폭발력이 너무 약하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그러나 "일부 수소폭탄용 물질이 포함됐다고 해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수소폭탄 개발에 쓰이는) 중수소나 리튬6와 같은 물질을 이용해 폭발력을 증강시키는 형태의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엄밀한 의미의 수소탄 실험이 아니라 기존 핵무기의 폭발력을 늘리기 위한 실험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수소탄 무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다른 북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주장하는 핵실험의 기술적 정체가 미스터리"라면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에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번 핵실험은 일반적으로 수소탄이라고 해석되는 실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공식 핵보유국이 개발한 2단계 수소탄은 통상 수백 또는 수천 킬로톤의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보도된 수 킬로톤보다) 훨씬 높았어야 한다"며 "물론 북한이 지하 폭발에 따른 파장을 봉쇄하고 핵실험장으로부터의 방사능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폭발력을 제한했을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폭발력이 더 높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이 2단계 수소탄보다 설계가 단순한 1단계 수소탄을 이용해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1단계 수소탄을 개발한 적이 있는데, 이는 2단계보다 개발하기 쉽고 폭발력도 높은 편"이라며 "핵분열 폭탄에 리튬과 중수소, 삼중수소 등 수소탄용 물질을 넣어 폭발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수소폭탄용 물질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1단계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확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이번 실험에 대해 허풍을 떤 것일 수도 있다"며 "기존의 기폭장치를 이용한 핵실험을 해놓고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 전문 조사기관인 IH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수소탄 폭발이 아니라 북한이 흘린 허위정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실적으로 수소폭탄을 만들려면 중수소화리튬의 고체 원료가 있어야 하지만, 북한이 그같은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IHS는 "현시점에서 개연성이 큰 것은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이라며 "기존 핵분열탄에 쓰이는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에 수소 동위원소와 중수소, 삼중수소와 같은 핵물질을 섞을 경우 크기를 작게 하면서도 폭발력을 더욱 키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HS는 "이 같은 증폭핵분열탄을 수소폭탄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북한의 이 같은 핵무기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핵실험과 관련한 고급정보에 가장 근접한 미국 백악관도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초기의 분석들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어니스트 대변인은 "현재 정보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하지만, 지난 24시간 내 미국 정부가 북한의 기술적 또는 군사적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바꿀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제프리 루이스 "수소탄용 물질 이용한 폭발력 증강 실험 가능성"
IHS "증폭핵분열탄"…백악관 "초기분석, 실험성공 주장과 달라"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기술적 이유'를 들어 회의를 보였습니다.
북한이 현 단계에서 공식 핵보유국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영·프·중·러) 만이 보유한 수소탄 제조기술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든데다가, 수소탄에 쓰이는 '중수소화 리튬'과 같은 연료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수소폭탄용 핵물질을 일부 이용해 기존 핵폭탄의 폭발력을 증강시키는 실험을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핵 전문가로 꼽히는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성공적인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으로 보기에는 폭발력이 너무 약하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소장은 그러나 "일부 수소폭탄용 물질이 포함됐다고 해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수소폭탄 개발에 쓰이는) 중수소나 리튬6와 같은 물질을 이용해 폭발력을 증강시키는 형태의 실험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엄밀한 의미의 수소탄 실험이 아니라 기존 핵무기의 폭발력을 늘리기 위한 실험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수소탄 무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다른 북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주장하는 핵실험의 기술적 정체가 미스터리"라면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에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번 핵실험은 일반적으로 수소탄이라고 해석되는 실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공식 핵보유국이 개발한 2단계 수소탄은 통상 수백 또는 수천 킬로톤의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보도된 수 킬로톤보다) 훨씬 높았어야 한다"며 "물론 북한이 지하 폭발에 따른 파장을 봉쇄하고 핵실험장으로부터의 방사능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폭발력을 제한했을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폭발력이 더 높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이 2단계 수소탄보다 설계가 단순한 1단계 수소탄을 이용해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1단계 수소탄을 개발한 적이 있는데, 이는 2단계보다 개발하기 쉽고 폭발력도 높은 편"이라며 "핵분열 폭탄에 리튬과 중수소, 삼중수소 등 수소탄용 물질을 넣어 폭발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수소폭탄용 물질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1단계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확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이번 실험에 대해 허풍을 떤 것일 수도 있다"며 "기존의 기폭장치를 이용한 핵실험을 해놓고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 전문 조사기관인 IH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수소탄 폭발이 아니라 북한이 흘린 허위정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현실적으로 수소폭탄을 만들려면 중수소화리튬의 고체 원료가 있어야 하지만, 북한이 그같은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IHS는 "현시점에서 개연성이 큰 것은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이라며 "기존 핵분열탄에 쓰이는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에 수소 동위원소와 중수소, 삼중수소와 같은 핵물질을 섞을 경우 크기를 작게 하면서도 폭발력을 더욱 키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IHS는 "이 같은 증폭핵분열탄을 수소폭탄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북한의 이 같은 핵무기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핵실험과 관련한 고급정보에 가장 근접한 미국 백악관도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초기의 분석들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어니스트 대변인은 "현재 정보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하지만, 지난 24시간 내 미국 정부가 북한의 기술적 또는 군사적 능력에 대한 평가를 바꿀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