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우디-이란 관계 단절 가속화
입력 2016-01-06 09:04 

사우디아라비아가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하면서 시작된 이란과의 갈등이 중동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우디의 우방인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을 문제삼아 이란과의 관계 단절에 속속 동참한 반면 사우디의 처형을 비난하는 이란 정부와 각국 시아파의 항의와 시위도 이어졌다.
5일(현지시간) 주요외신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이날 이란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쿠웨이트 외무부 관계자는 대사 소환 이유에 대해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공격은 국제 협약과 규범을 명백히 파기한 행위로, 주재 외교관과 공관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무를 심각하게 어겼다”고 쿠웨이트 국영 KUNA 통신에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과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격하했다.
전날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했던 바레인은 이날 추가로 이란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수니파 국가들의 ‘외교·경제 공격에 이란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사우디의 집단 처형을 언급하며 사우디는 이상한 행동을 했고, 그들의 범죄 행위를 덮으려고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며 그런 행위로 엄청난 범죄를 덮을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처형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의 고향인 사우디의 동부 주 카티프 지역에서는 사우디의 석유 회사 아람코 소속으로 추정되는 통근 버스에 방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무장한 4명이 버스를 가로막고 총으로 위협하며 불을 질렀다고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었다.
수니파 정권이지만 국민 대다수는 시아파인 바레인에서는 사우디를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바레인 시민 수백명은 수도 마나마에 모여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을 비난했고, 일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으로 진압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우디의 사설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야 잉글리시는 자사 웹사이트에 대한 해킹 시도로 일시적인 장애를 겪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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